앞에 두 분이 서 계신 걸 보고 문을 반쯤 열었다가 그냥 닫고 가신 손님이 계셨어요.
예전에는 대여섯 분이 줄을 서 계셔도 다들 기다리셨어요. 지금은 두세 분만 있어도 발길을 돌리세요.
저는 처음에 저희 가게가 느린가 싶었어요. 그래서 시간을 재봤는데 예전이랑 비슷했어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 게 아니라 기다리는 마음이 짧아진 거예요.
여쭤보거나 지켜보면서 짐작하게 된 것들이에요.
세 번째가 핵심이더라고요. 오 분이라는 걸 알면 기다리시는데, 모르면 못 기다리세요. 시간보다 모르는 상태가 힘든 거예요.
이걸 알고 나서 저희가 바꾼 게 있어요.
들어오시면 지금 몇 분쯤 걸린다고 먼저 말씀드려요. 앞에 두 팀 계시고 오 분쯤 걸린다고요. 그러면 기다리시는 분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그리고 오래 걸릴 것 같으면 솔직하게 말씀드려요. 십오 분 걸릴 것 같다고 하면 어떤 분은 나가시고 어떤 분은 앉으세요. 그런데 그건 그분이 고르신 거니까 서로 편해요.
작은 것도 하나 바꿨어요.
주문서를 카운터 위에 순서대로 걸어둬요. 손님이 자기 순서가 어디쯤인지 보실 수 있게요. 예전에는 안쪽에 뒀는데 그때는 다들 저를 쳐다보고 계셨어요.
지금은 그걸 보시고 기다리세요. 저한테 물어보시는 일도 줄었고요.
기다리기 힘든 건 시간이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더라고요.
이 말씀도 드리고 싶어요. 줄을 보고 나가시는 게 미안한 일은 아니에요.
바쁘신 날도 있고 그날 마음이 그럴 수도 있죠. 저희도 서운해하지 않아요. 다만 나가시기 전에 한 번만 물어보시면 얼마나 걸리는지 알려드릴 수 있어요. 생각보다 짧을 때가 많거든요.
줄이 있어서 그냥 나가신 적이 있으시면 그 얘기도 궁금하네요. 저희가 고칠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