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한 분이 물으셨습니다. 큰 욕심 안 부리고 이대로 사는 게 맞죠? 그 말이 어딘가 지쳐 들려서 이 장을 펼쳐 드렸죠. 다 읽으시고 한참 생각하시더니 말씀하셨죠. 제가 원하는 게 작은 게 아니라, 원하는 걸 포기한 거였네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3부에 있는 장입니다. 오래 떠나 있던 차라투스트라가 사람들 사이로 돌아와 놀라죠. 모든 것이 작아졌다고요. 집도, 문도, 사람도.
그는 그 까닭을 찾습니다. 사람들이 겸손을 덕이라 부르며, 작은 행복만을 원하게 됐기 때문이라고요. 크게 바라지 않고, 크게 다투지 않고, 크게 아프지 않으려는 마음이 사람을 작게 만든다는 겁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은 둥글고 공정하고 친절하다, 모래알이 모래알에게 그러하듯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매끄럽게 지내지만, 그 대가로 모두가 비슷하게 작아진다는 거죠. 앞서 마지막 인간을 적었는데, 이 장의 사람들은 그 마지막 인간으로 가는 길 위에 서 있습니다.
그렇다고 니체가 욕심을 부추긴 건 아닙니다. 이 장의 핵심 문장은 이겁니다.
늘 너희가 원하는 것을 하라. 그러나 먼저 원할 수 있는 자가 되라.
원하는 것을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원하는 힘 자체가 줄어든 것이 문제라는 거죠. 작은 행복에 만족하는 것과, 상처받을까 봐 원하기를 그만두는 것은 다릅니다.
작은 행복을 사랑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다칠까 봐 바라기를 멈춘 마음은 스스로를 작게 접는다. 먼저 바랄 수 있는 자가 되어라.
욕심을 줄인 건지, 바람을 접은 건지 물어보십시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더군요. 작은 행복은 지키되, 큰 바람 하나는 남겨 두십시오. 이루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바라는 힘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죠. 모두와 매끄러우려 애쓰지 마십시오. 앞서 남에게 맞추는 성격을 적었는데, 부딪히지 않으려다 저까지 작아질 수 있습니다.
그 손님은 그날 오래전 접어 둔 꿈과 관련된 책을 빌려 가셨습니다. 당장 무얼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다시 원해 보는 것부터 하겠다고요.
작은 행복은 소중합니다. 그래도 저는 원하는 마음 자체를 작게 접어 두지 않고, 먼저 바랄 수 있는 사람으로 저를 다시 세워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