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한 분이 이 장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자기를 험담한 동료에게 오히려 웃으며 커피를 사 줬다고요. 착하게 대하면 풀릴 줄 알았는데, 속은 더 끓더라고 하셨습니다. 이 장을 진작 읽었으면 좋았겠다고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1부의 짧은 장입니다. 이야기는 단순하죠.
더운 날 차라투스트라가 무화과나무 아래서 잠이 듭니다. 독사 한 마리가 기어 와 그의 목을 물죠. 차라투스트라가 깨어나 뱀을 보며 말합니다. 고맙다, 마침 깨워 줘서. 아직 갈 길이 멀다. 뱀이 독이 퍼질 거라고 하자 그는 웃으며 말하죠. 네 독을 도로 가져가라. 너는 내게 독을 줄 만큼 넉넉하지 않다.
이 장면 뒤에 차라투스트라는 제자들에게 뜻밖의 말을 합니다.
적이 있다면 악을 선으로 갚지 마라. 그것은 적을 부끄럽게 만든다. 오히려 그가 너에게 무언가 좋은 일을 해 주었다는 걸 보여 주라고요. 그리고 덧붙이죠. 부끄럽게 만드느니 차라리 화를 내라고.
그리고 이런 말도 남깁니다. 작은 복수는 아무 복수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사람답다.
이상하게 들리죠. 착하게 대하는 게 좋은 일 아닌가 싶으니까요.
니체가 의심한 건 겉으로만 착한 대응이었습니다. 속은 끓는데 겉으로 웃으며 친절을 베풀면, 그 친절은 사실 상대를 내려다보는 방식이 되기 쉽다는 거죠. 그 손님의 커피처럼요. 앞서 르상티망을 적었는데, 삼킨 원한은 안에서 곪아 저울을 뒤집습니다.
그래서 니체는 차라리 정직하게 대응하라고 합니다. 화가 났으면 화를 내고, 그 일에서 얻은 게 있으면 그걸 보여 주라고요. 차라투스트라가 뱀에게 "깨워 줘서 고맙다"고 한 것처럼요. 상처 속에서도 제 길을 가는 데 쓸 걸 찾아낸 거죠.
받은 독을 삼키지도 품지도 마라. 독을 준 자에게 그것이 너를 해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 주어라. 그것이 가장 깨끗한 응답이다.
억지 친절로 덮지 마십시오. 속이 끓는 채로 웃으면 그 독은 안에 남습니다. 정직하게 선을 그으십시오. "그 말은 불편했다"고 말하는 것이 차라리 깨끗하죠. 그 일에서 얻은 것을 찾으십시오. 차라투스트라처럼, 상처가 나를 깨운 대목이 있는지요. 오래 품지 마십시오. 앞서 괴물과 싸우는 자를 적었는데, 원한을 오래 붙들면 저도 그 독을 닮아 갑니다.
그 손님은 다음에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동료에게 커피 대신 한마디를 했다고요. 그 얘기는 불편했다고. 생각보다 말이 짧게 끝났고, 속이 오히려 가라앉았다고 하시더군요.
상처를 받는 날은 또 올 겁니다. 그래도 저는 그 독을 억지로 삼키지 않고, 정직하게 돌려주며 상처 속에서도 제 길에 쓸 것을 찾아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