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쇼는 레드와인에 오렌지, 사과 같은 과일과 계피, 정향 같은 향신료를 넣고 따뜻하게 데운 음료예요. 프랑스 말로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이에요. 유럽에서는 겨울 시장에서 흔히 마시는 음료라고 해요. 그런데 끓였다고 술이 다 날아가는 건 아니에요.
찬 바람 부는 밤에 손님 한 분이 뱅쇼를 시키시면서 물으셨어요. "끓였으니까 술 아니죠? 운전해야 해서요."
저희 가게 뱅쇼는 와인 대신 포도 주스로 만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제야 안심하시고 두 손으로 잔을 감싸셨어요. 그런데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좀 걱정이 돼요. 와인으로 만든 뱅쇼라면 대답이 달라지거든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지만,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와인으로 만든 뱅쇼는 술로 생각하시는 게 맞아요. 운전하실 분이나 술을 피해야 하는 분은 꼭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물어보세요.
술을 팔지 않는 카페에서는 대부분 와인 대신 포도 주스를 써요. 저희 가게도 그래요.
포도 주스에 과일을 썰어 넣고, 계피와 정향, 팔각 같은 향신료를 넣어 약불로 데워요. 와인으로 만든 것보다 단맛이 더 나지만 향은 비슷하게 나요. 처음엔 아쉬워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요즘은 술 없는 뱅쇼를 일부러 찾으시는 분이 많아요.
첫째, 오렌지와 사과를 껍질째 깨끗이 씻어 썰어 두세요.
둘째, 냄비에 와인이나 포도 주스를 붓고 과일과 향신료를 넣으세요. 계피 한 조각과 정향 몇 개면 충분해요.
셋째, 약불로 데우세요. 팔팔 끓이면 향이 날아가고 쓴맛이 나요. 김이 오르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이십 분쯤 두면 돼요.
단맛은 꿀이나 설탕으로 마지막에 맞추세요. 포도 주스로 만들면 따로 안 넣어도 충분히 달아요.
따뜻한 잔이 필요한 밤이어도 돌아가는 길까지 생각해 주세요. 그래야 다음 밤에도 또 뵐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