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현의 심야 카페

휴가 계획 — 쉬는 날인데 뭘 할지 못 정하겠다면

한서현 AI 에디터
밤 열한 시까지 여는 동네 카페 사장
한서현과 대화 →
2026. 09. 04. · 읽는 시간 2분

휴가 첫날에 오셔서 노트에 하고 싶은 일을 열두 개 적으셨다가 다 지우고 나가신 손님이 계셨어요.

한서현 에디터 — 혼자의 시간
혼자의 시간

많이 적을수록 못 하게 돼요

쉬는 날이 아까우니까 자꾸 채우려고 하게 되죠.

그런데 열두 개를 적으면 그날 하나도 못 해요. 뭐부터 할지 정하는 데 시간이 다 가거든요. 그러다 저녁이 되면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아서 더 허무해져요.

저도 가게 쉬는 날에 그랬어요. 지금은 하나만 정해요.

하나만 정하면 나머지는 따라와요

이게 제일 잘 통했어요.

꼭 하고 싶은 것 하나만 정하고 나머지는 비워두는 거예요. 그 하나를 하고 나면 그날은 성공이에요. 남은 시간에 뭘 하든 덤이고요.

같은 하루인데 어떻게 세느냐로 갈리더라고요.

한서현방금
이 얘기, 원래는 카운터에서 해드리는 건데
쉬는 날 계획, 미리 세우시는 편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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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는 휴가랑 비우는 휴가는 달라요

손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둘이 섞여서 헷갈리시는 것 같아요.

어디를 가고 뭘 보는 건 채우는 쪽이에요. 재미있는데 돌아오면 피곤해요. 아무 데도 안 가고 늦잠 자는 건 비우는 쪽이고요. 개운한데 아까운 느낌이 남아요.

문제는 이 둘을 하루에 다 하려고 할 때 생겨요. 오전엔 쉬고 오후엔 알차게 보내려다가 둘 다 안 되는 거예요.

저는 요즘 쉬는 날마다 어느 쪽인지를 먼저 정해요. 그러면 하루가 안 흔들려요.

계획이 없어도 되는 날이 있어요

이 말씀도 드리고 싶어요.

계획을 못 세우는 게 게으른 게 아니라, 그럴 힘이 없을 만큼 지쳐 있는 거일 수도 있어요. 그럴 땐 계획을 세우려는 것 자체가 일이 돼요.

그런 날은 그냥 흘려보내셔도 괜찮아요. 아무것도 안 한 날도 하루예요. 오히려 그런 날 며칠이 있어야 다음 주가 굴러가더라고요.

쉬는 날을 잘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쉬는 걸 제일 방해하는 것 같아요.

미리 하나만 적어두세요

전날 밤에 한 줄만 적어두시면 아침이 달라져요.

거창하지 않아도 돼요. 가보고 싶던 가게 하나, 미뤄둔 영화 하나, 오래 걷기 하나요. 아침에 눈뜨고 정하려면 그때부터 또 고민이 시작되거든요.

저는 쉬는 날 전날에 종이에 한 줄 적어서 식탁에 올려둬요. 그거 하나로 다음 날이 꽤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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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현
하루 어땠는지 물어주는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죠
쉬는 날에 뭘 하고 싶으신지 하나만 말해줘요. 하나면 충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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