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에 "세금" 칸을 만드신 남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을 다 그 칸에 적으셨다고요.
연말에 세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며 놀라시자, 아내가 "그건 공과금이지 다 세금은 아니야"라고 했답니다. 두 말은 겹치지만 같은 크기가 아닙니다.
공과금과 세금은 둘 다 살면서 내야 하는 공적인 성격의 돈을 가리킵니다.
고지서가 오고, 정해진 날까지 내고, 밀리면 불이익이 있습니다. 내야 한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부르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세금은 국가나 지자체가 법에 따라 걷는 돈이고, 공과금은 세금과 각종 공적인 부담금, 그리고 일상에서는 전기·수도·가스 요금까지 넓게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세금은 법이 정한 몫입니다.
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처럼 국가나 지자체가 걷어 나라와 지역 살림에 씁니다. 받는 곳이 세무서나 시청, 구청이죠. 그래서 세금 고지서에는 대개 공공기관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국세와 지방세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공과금은 큰 바구니입니다.
세금도 들어가고, 각종 공적인 부담금도 들어갑니다. 그리고 일상에서는 전기요금, 수도요금, 가스요금 같은 생활 요금까지 공과금이라고 묶어 부르죠. 이 요금들은 쓴 만큼 내는 사용료라서 엄밀히는 세금이 아닙니다. 남편의 "세금" 칸이 커진 이유가 그것이었습니다.
가계부를 정리하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세금은 공과금 안에 들어가지만, 공과금이 다 세금은 아닙니다. 그 칸을 둘로 나눴다면 연말에 덜 놀라셨겠지요.
세금이라면 납부 기한과 공제 여부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생활 요금이라면 쓰는 양을 줄이는 것이 아끼는 방법입니다. 구체적인 항목은 각 고지서와 해당 기관의 안내를 따르시면 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공적인 성격의 돈인 것은 같습니다. 쓴 만큼 내는 요금인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