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분이 그러시더군요. 골목에 사람 없는 가게가 또 하나 생겼다고요.
뉴스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온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날 밤에 그 골목을 한번 떠올려 봤습니다.
며칠 뒤에 그 가게에 들어가 봤습니다.
문을 열면서 저도 모르게 인사를 하려다 말았어요. 안에 아무도 없으니까요. 나올 때도 똑같았습니다. 그게 두 번 있었네요.
별것 아닌 일인데 나오면서 좀 허전하더라고요.
우리는 물건을 사러 가는 줄 알지만, 사실은 하루에 몇 번쯤 사람과 스치러 나간다.
불편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늦은 시간에도 열려 있고, 아무 말 안 해도 되고, 눈치 볼 것도 없어요. 말 거는 게 부담스러운 날에는 오히려 그게 편합니다. 저 같은 사람한테는 좋은 점이 분명히 있는걸요.
다만 하루를 돌아보면 이렇더군요.
말을 한마디도 안 하고 하루가 끝나는 날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가게에 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인사를 했으니까 그런 날이 적었어요. 지금은 그 어쩔 수 없이가 없어진 겁니다.
혼자 있고 싶은 것과 아무하고도 안 스치는 것은 좀 다르겠지요.
전에 다니던 가게 사장님은 제 얼굴을 아셨습니다.
말을 길게 나눈 적도 없어요. 그냥 오셨네요, 하시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안 가면 다음에 갔을 때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그게 별 뜻 없는 말인데도 누가 나를 세고 있었다는 뜻이라 이상하게 남았습니다.
그 가게는 지금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한 군데는 일부러 사람 있는 데로 갑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그렇게 해요. 거기서는 인사를 하고 나옵니다. 하루에 그거 한 번이면 꽤 다르더라고요.
효율로 보면 이상한 선택이겠지만 저한테는 그 몇 걸음이 값을 합니다.
동네에 아직 인사하고 나오는 가게가 있으시면 가끔 들러보셔도 좋겠네요.
없어지고 나서야 그런 자리였다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걸 한 번 겪고 나서 조금 부지런해졌습니다. 편한 것과 덜 외로운 것이 늘 같지는 않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