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점심 자리였어요. 여덟 명이 한 상에 둘러앉았지요.
반찬 접시가 제 앞으로 올 때마다 저는 드세요, 하고 옆으로 밀어줬어요. 다른 사람들 젓가락이 먼저 가도록요. 다 먹고 나올 때 보니 제 밥그릇만 반 넘게 남아 있었네요.
여럿이 먹으면 이상하게 젓가락이 느려져요.
누가 이 반찬을 좋아하는지, 내가 너무 많이 집는 건 아닌지 신경이 쓰이지요. 대화에 끼면서 밥도 먹어야 하니 정신이 없고요. 그러다 보면 배는 고픈데 손이 잘 안 가요.
혼자 먹을 때는 달라요.
제 속도로 먹고, 먹고 싶은 반찬을 마음껏 집지요. 맛도 더 잘 느껴지고요. 그래서 점심시간에 혼자 먹고 싶을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게 왠지 정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늘 같이 가게 되더라고요.
여럿이 먹는 밥이 불편한 사람은, 대개 자기 그릇보다 남의 그릇을 먼저 살핀다.
생각해보면 제가 남을 너무 살피고 있었어요.
누가 덜 먹었는지, 누구 물컵이 비었는지까지요. 그걸 챙기느라 정작 제 밥은 뒤로 밀렸지요. 아무도 그걸 바라지 않았는데 혼자 그러고 있었던 거예요.
그날 옆자리 동료가 제 그릇을 보고 말했어요.
너 왜 이렇게 안 먹어, 이거 먹어. 그러고는 제 앞에 생선구이 접시를 밀어줬지요. 제가 남한테 하던 걸 동료가 저한테 해준 거예요. 조금 쑥스러웠지만 그 생선을 다 먹었네요.
그래도 같이 먹는 게 다 불편한 건 아니에요.
가끔 누군가 맛있다며 권해준 반찬이 정말 맛있을 때가 있지요. 혼자였다면 안 먹어봤을 것들이요. 그런 순간엔 같이 먹길 잘했다 싶어요.
쇼펜하우어는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했대요.
밥상 위에서도 그 거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남을 챙기는 것과 나를 챙기는 것 사이의 거리요.
여럿이 먹는 밥이 불편한 건 남을 너무 살피는 마음 때문이겠지요.
다음 식사 자리에선 반찬 하나쯤은 먼저 집어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