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불합치 결정"이라는 속보를 본 직장 동료가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럼 그 법 오늘부터 없어진 거지?"
그런데 기사 아래에는 개정 시한이 적혀 있었다고요. 헌법불합치는 오늘 없어지는 결정이 아닙니다. 바로 없어지는 결정에는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위헌과 헌법불합치는 둘 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법이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결정입니다.
뉴스 속보로 나오고, 그 법이 문제라는 뜻이고, 국회가 손봐야 할 일이 생깁니다. 판단이 같으니 같은 결정처럼 들리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위헌 결정은 그 법이 결정과 함께 효력을 잃는 것이고, 헌법불합치 결정은 헌법에 맞지 않지만 바로 없애면 생길 혼란을 막으려고 국회가 고칠 때까지 정해진 기간 동안 효력을 남겨두거나 적용을 멈추게 하는 것입니다.
단순 위헌 결정이 나면 그 법 조항은 효력을 잃습니다.
더 이상 그 조항을 근거로 무언가를 할 수 없게 되죠. 법이 바로 빠지는 겁니다. 그래서 위헌 결정 뉴스에는 대개 "효력 상실"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그 법이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바로 없애지 않습니다.
그 법을 당장 없애면 빈자리가 생겨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을 때 내리는 결정입니다. 그래서 국회에 고칠 시한을 줍니다. 그때까지는 그 법을 잠정적으로 쓰게 하거나 적용을 멈추게 하죠. 동료가 본 개정 시한이 그 표시였습니다. 시한까지 고치지 않으면 그 뒤에 효력을 잃게 되고요.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헌법불합치를 위헌으로 읽으면 아직 남아 있는 법을 이미 없어진 것으로 알게 됩니다. 기사 아래의 날짜 한 줄이 그 차이를 말해주는 거겠지요.
위헌 결정이라면 그 조항이 이제 쓰이지 않는다고 읽으시면 됩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라면 시한까지 국회가 어떻게 고치는지를 지켜보시면 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헌법재판소 결정문과 국회 발표를 따르시면 됩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인 것은 같습니다. 고칠 시한이 주어졌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