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을 마치고 나서 좋다기보다 살았다는 말이 먼저 나온 분이 계셨습니다.
잘 끝내셨습니다. 그런데 나온 말이 달랐죠. 그 첫마디가 이름을 정합니다.
성취감과 안도감은 둘 다 일이 끝난 뒤에 오는 좋은 감정입니다.
둘 다 어깨가 내려가고, 둘 다 한숨이 나옵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성취감과 만족감도 이 근처였죠. 그러면 이 둘은 무엇이 갈릴까요?
해낸 것이 끝난 것이냐 나쁜 것이 안 온 것이냐입니다.
성취감은 목표한 것에 닿았을 때 오는 감정입니다.
됐고, 만들었고, 넘었습니다. 위로 올라간 거죠. 그래서 성취감 뒤에는 다음이 보입니다.
성취감은 말할 거리가 됩니다. 남에게 전할 수 있는 소식이니까요.
안도감은 걱정하던 일이 안 일어났을 때 오는 감정입니다.
떨어질까 봐 했는데 안 떨어졌고, 사고가 날까 봐 했는데 안 났습니다. 제자리로 돌아온 거죠.
그래서 안도감 뒤에는 다음이 잘 안 보입니다. 올라간 것이 없으니까요. 살았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자리겠지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 순간 나온 말이 가장 정확하더군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안도감은 좋은 감정인데 채워지지는 않습니다.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것뿐이니까요.
그래서 안도감만 반복되면 열심히 했는데 남는 게 없습니다. 하는 일이 전부 안 나빠지게 하는 일이면 그렇게 되죠. 며칠 전에 말씀드린 인내와 끈기도 같은 구조였습니다.
성취감 쪽이면 세어두시면 됩니다. 잔고에 들어갑니다.
안도감 쪽이면 할 일은 더 잘하는 게 아닙니다. 올라가는 일을 하나 섞는 것입니다. 안 나빠지게 하는 일 말고 무언가 만들어지는 일이요.
작아도 됩니다. 그 하나가 있으면 나머지를 버틸 수 있더군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끝나서 좋은 것은 같습니다. 첫마디가 무엇이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