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커피는 밀가루처럼 곱게 간 커피를 작은 주전자에 물, 취향에 따라 설탕과 함께 넣고 끓여 만드는 커피예요. 필터로 거르지 않아서 가루가 잔 바닥에 가라앉아요. 그래서 마실 때는 위쪽만 천천히 마시고 바닥은 남겨요.
손님 한 분이 작은 구리 주전자를 들고 오셨어요. 손잡이가 길고 입구가 좁은 모양이었어요. 여행 다녀온 친구가 선물로 줬는데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대요.
그 주전자를 체즈베라고 불러요. 저도 오랜만이라 둘이 가게 가스불 앞에서 한 잔을 끓여 봤어요. 거품이 올라오는 순간 불에서 들었다 내렸다 하는 걸 보시더니, "커피를 요리하는 것 같네요" 하셨어요.
첫째, 원두를 아주 곱게 갈아요. 에스프레소보다 훨씬 고와서 손가락으로 비비면 밀가루 같아요.
둘째, 체즈베에 찬물과 커피 가루, 원하면 설탕을 넣고 잘 저어요. 설탕은 끓이기 전에 넣어야 해요. 다 끓은 뒤에는 젓지 않거든요.
셋째, 약불로 천천히 데우다 거품이 올라오면 불에서 내려요. 넘치기 직전에 내리는 게 핵심이에요.
거품을 잔에 먼저 조금 덜고, 나머지 커피를 부으면 돼요. 이 거품이 맛의 자랑이래요.
이 커피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올라 있다고 해요. 커피를 마시는 일이 대화와 손님 대접의 일부라는 뜻이래요.
거르지 않으니 무게감이 아주 진해요. 에스프레소보다 묵직하고, 설탕을 넣으면 달콤 쌉쌀해요. 처음 드시는 분들은 가루가 입에 걸릴까 봐 걱정하시는데, 기다렸다 위쪽만 마시면 괜찮아요.
그 손님은 그날 이후로 집에서 주말마다 한 잔씩 끓여 드신대요. 주전자가 장식이 아니라 도구가 됐다고 좋아하셨어요.
빨리 마시는 커피만 있는 게 아니에요.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시간도 커피의 일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