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나온 얘기를 사실로 알고 계신 분이 있었습니다. 뒤쪽에 저자가 재구성했다고 적어둔 대목이었죠.
거짓말을 쓴 게 아닙니다. 저자는 밝혀뒀고요. 다만 그 안내가 뒤에 있어서 못 보신 겁니다.
사실을 다룬다는 책이 다 같은 성격은 아니죠. 안에서 크게 갈립니다.
확인된 것만 쓴 글. 기록과 자료로 뒷받침되는 대목입니다. 재구성한 것. 대화나 장면을 저자가 짐작해 채운 부분이죠. 읽기 좋으라고 넣습니다. 저자의 해석. 왜 그랬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이건 사실이 아니라 주장이고요.
좋은 책은 이 셋을 구분해서 알려줍니다. 문제는 그 안내가 대개 눈에 안 띄는 자리에 있다는 거죠.
찾으실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앞머리나 뒤쪽의 저자 노트. 일러두기, 작가의 말 같은 이름으로 붙습니다. 여기에 어디까지가 자료고 어디부터가 재구성인지 적혀 있죠.
주석과 참고문헌. 앞서 출처 적는 법에서 적었는데, 근거를 밝혀둔 책은 확인이 가능합니다. 아예 없으면 확인할 방법이 없는 책이고요.
인터뷰를 밝혔는가. 누구에게 들었는지가 적혀 있으면 그건 확인된 자료입니다.
오래 보면 걸리는 자리가 비슷합니다.
너무 매끄러운 대화. 수십 년 전 대화가 문장으로 살아 있으면 대개 재구성입니다. 속마음 서술. 그 사람이 무엇을 느꼈는지 단정해 쓴 대목이요. 본인이 남긴 기록이 없으면 그건 짐작이죠. 숫자에 출처가 없을 때. 앞서 정보가 맞는지 가리는 기준에서 적었듯 숫자는 반드시 어디서 왔는지가 붙어야 합니다.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재구성이 나쁜 게 아니죠.
그게 없으면 자료 더미가 됩니다. 사람이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일이 거기서 일어나고요. 밝히고 쓰면 정직한 글이고, 안 밝히고 쓰면 그때 문제가 됩니다.
어디까지가 확인된 것인지 말해주는 책은 믿을 만하다. 전부가 사실이라고 말하는 책이 오히려 위험하다.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저자 노트를 먼저 읽으십시오.
앞서 서문과 해설은 나중에 보시라고 적은 적이 있는데, 이 갈래는 반대입니다. 저자 노트는 해석이 아니라 사용 설명이거든요. 먼저 읽고 들어가시면 어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정해집니다.
그분께도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책부터는 뒤쪽을 먼저 보신다고 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