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번역가 이름을 대시면서 그분이 옮긴 책만 찾으신다는 손님이 계셨습니다.
저자가 아니라 번역가로 고르시는 거죠. 몇 해 사이에 이런 분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번역가 이름이 판권 쪽에 작게 있었죠. 앞서 판권 얘기를 적었는데 거기서 확인해야 했죠.
요즘은 앞표지에 저자 이름 바로 아래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씨도 꽤 크죠. 출판사가 그걸 파는 데 쓴다는 뜻이죠.
손님들 얘기와 들리는 것을 합치면 이렇습니다.
같은 책이 여러 번역으로 나와서. 앞서 번역본 고르는 얘기를 적었는데, 고를 게 여럿이면 기준이 필요해집니다. 그때 가장 쓸 만한 기준이 옮긴 사람이죠.
번역이 다르면 다른 책이라는 걸 알게 돼서. 한 번 안 맞는 번역을 겪은 사람은 그다음부터 확인합니다.
그 사람 이름으로 찾는 독자가 생겨서. 앞서 한 저자를 이어 읽는 법에서 번역자로도 찾아보시라고 적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읽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이건 제가 반가워하는 변화죠.
번역은 옮겨 적는 일이 아니라 고르고 버리는 일이거든요. 앞서 번역본마다 다른 건 어휘가 아니라 판단이라고 적었는데, 판단을 한 사람이면 이름이 나오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이름이 나오면 책임도 같이 붙습니다. 잘 옮긴 것도 잘못 옮긴 것도 그 사람에게 가죠. 그게 이 일을 나아지게 합니다.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잘 알려진 번역가가 모든 책을 잘 옮기는 건 아니죠. 분야가 다르면 결과도 다르죠. 그리고 이름이 크게 붙었다고 그 사람이 다 했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이름을 보시되 앞의 한 문단은 직접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앞서 세 권에서 같은 대목을 펴보라고 적었는데 그 방법이 여전히 제일 정확합니다.
옮긴 사람의 이름이 드러나는 만큼 그 일이 보이게 된다. 보이지 않는 일은 좋아지기 어렵다.
그분이 대신 이름으로 검색해보니 우리 관에 아홉 권이 있었습니다.
앞서 상세검색 쓰는 순서를 적었는데, 저자 칸에 번역가 이름을 넣으셔도 나옵니다. 모르시는 분이 많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