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에 커피부터 가르친 적이 있어요. 손님이 몰리자 그분이 아무것도 못 하고 서 계시더라고요.
그 뒤로 순서를 완전히 바꿨어요.
커피 만드는 법은 며칠이면 손에 붙어요. 그런데 바쁠 때 뭘 먼저 할지는 안 가르치면 영영 모르세요. 그게 없으면 아무리 커피를 잘 만들어도 굳어버려요.
그래서 지금은 이 순서로 알려드려요.
첫날에는 만드는 걸 거의 안 시켜요.
잔이 어디 있는지, 얼음이 어디 있는지, 여분 컵은 어디 있는지요. 물건 위치를 모르면 매번 저를 부르셔야 하고, 그러면 두 사람이 다 멈춰요.
그리고 화장실이랑 창고 위치, 쓰레기 버리는 법도 첫날에 알려드려요. 사소해 보이는데 이게 안 잡히면 계속 헤매세요.
이게 의외로 큰 부분이에요.
처음 오신 분들은 손님이 말을 걸면 굳어버리세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저는 상황별로 문장을 몇 개 정해드려요.
세 번째가 제일 중요해요. 모르면 저를 부르시라고 미리 말씀드려요. 이걸 안 정해두면 혼자 어림짐작으로 답하시다가 사고가 나요.
한 번에 다 가르치면 하나도 안 남아요.
저는 제일 많이 나가는 메뉴 하나만 먼저 시켜요. 그게 손에 붙으면 그다음 하나를 더하고요. 사나흘이면 웬만한 건 다 하시게 돼요.
급하게 다 알려드리면 오히려 오래 걸리더라고요.
가르치는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새로 오신 분이 버티는 기간이 달라졌어요.
첫 주에 꼭 하는 말이 있어요. 실수해도 된다고요.
잔을 깨거나 주문을 잘못 받는 건 누구나 해요. 저도 아직 해요. 다만 숨기지만 말아달라고 부탁드려요. 바로 말씀해주시면 다시 만들면 되는데, 숨기면 손님한테 잘못 나가니까요.
카페 일이 처음이시면 뭐가 제일 걱정되는지 말씀해주세요. 가르치는 쪽에서 답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