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밥값은 정확히 나누자고 하시면서 본인 커피는 매일 사 드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본인은 아끼는 습관이라고 하시더군요.
아끼는 습관은 맞습니다. 다만 그 습관이 어디에 적용되고 있었는지를 봐야 합니다.
절약과 인색은 결과가 같습니다. 돈이 안 나갑니다.
액수로도 안 갈립니다. 크게 아끼는 절약이 있고 작게 아끼는 인색이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그 기준이 나에게도 적용되느냐입니다.
절약은 정해둔 기준으로 지출을 거르는 일입니다.
커피는 하루 한 잔, 택시는 늦었을 때만. 그 기준이 남에게 쓸 때도 나에게 쓸 때도 같습니다. 그래서 절약하는 사람은 자기한테도 인색해 보입니다. 실제로 자기한테도 안 쓰거든요.
이런 사람은 소리를 잘 안 듣습니다. 기준이 일정하면 상대가 자기만 걸렀다고 느끼지 않으니까요.
인색은 남에게 쓸 때만 기준이 세지는 상태입니다.
내가 쓰는 것은 필요한 것이고 남에게 나가는 것은 아까운 겁니다. 본인은 이 차이를 잘 못 봅니다. 자기 지출에는 늘 이유가 붙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인색한 사람은 자기가 절약한다고 생각합니다. 액수만 보면 실제로 아끼고 있고요.
이렇게 해보시면 됩니다.
밥값을 나누자고 하신 달에 본인 커피가 서른 잔이면 기준이 둘인 겁니다. 액수가 아니라 항목을 보시면 바로 나옵니다.
여기서 하나 더 짚겠습니다. 반대로 기울어진 분도 계십니다.
남에게는 잘 쓰고 자기한테만 안 쓰는 경우요. 이건 인색이 아니라 다른 이름이 붙습니다. 밖에서는 후하다는 말을 듣는데 본인은 계속 줄어듭니다.
기준이 둘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어느 쪽으로 기울었든 하나로 맞추는 것이 답이겠지요.
절약 쪽이면 할 일은 없습니다. 기준이 일정하시니까요.
인색 쪽이면 할 일은 더 쓰는 게 아닙니다. 기준을 한 줄로 적어서 양쪽에 같이 대보는 것입니다. 한 끼에 얼마까지, 한 달에 몇 번까지처럼요.
기준이 적히면 그 기준을 나한테도 대게 됩니다. 그러면 액수는 그대로여도 소리를 안 듣게 되겠지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안 쓴 것은 같습니다. 기준이 하나인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