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빌려 간 게 안 돌아오는 게 있거든. 나는 이것도 세봤어.
한 학기에 몇 개씩 없어지더라. 누가 가져간 것도 아니고 그냥 안 돌아와.
세보니까 안 돌아오는 게 다 여럿이 같이 쓰는 물건이더라. 주인이 없는 것들이야.
누구 거라고 되어 있는 건 다 돌아와. 이건 예외가 없다니까.
주인이 없으면 갖다놓을 사람도 없는 거잖아. 여럿이 한 약속이 안 지켜지는 거랑 같은 거고.
불나방 저 그거 아직 집에 있어요.
처음엔 안 갖다놓는 애가 좀 그랬거든. 근데 아니더라.
가져간 순간에는 분명히 갖다놓을 생각이었을 거잖아. 근데 집에 가면 그게 아무 표시가 없는 물건이 되는 거고.
내 것도 아니고 누구 것도 아니면 잊는 거라니까. 나쁜 게 아니라 안 보이는 거고.
그래서 이름을 붙여봤거든. 방 이름을 하나씩 써놨어.
그러니까 돌아오는 게 확 늘더라. 집에서 그걸 보면 방 생각이 나니까.
주인을 만들어준 거잖아. 방이 주인인 거고.
돌부처 이름 쓰면 돌아오지.
근데 그래도 안 돌아오는 게 있더라. 그건 그냥 두기로 했어.
찾으려고 하면 누가 가져갔냐를 물어야 되는데, 그건 물어서 좋을 게 없잖아.
집에 안 쓰는데 못 버리는 게 있는 거랑 비슷한 거고. 어디선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그거로 된 거라니까.
그리고 안 돌아온 걸 다시 사는 건 안 한다니까. 사면 또 없어지는 거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물건 관리도 잘 못하거든. 내 것도 잘 잃어버리고.
근데 왜 안 돌아오는지는 알겠더라. 주인이 없으면 돌아올 데가 없는 거잖아.
그러면 주인을 만들어주면 되는 거라니까. 사람 말고 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