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보니까 애들이 내가 하던 걸 그대로 하고 있더라. 나는 가르친 적이 없거든.
밥 먹었냐고 묻는 애가 나 말고 셋이 더 생겼다니까. 그게 내 말인 줄도 모르고 쓰는 것 같더라.
웃긴 게 내가 말로 하자고 한 건 하나도 안 옮았어. 규칙 만든 것도 반은 안 지켜지고.
옮은 건 다 내가 하던 거였다니까. 말한 게 아니라 한 거.
말투가 옮는 거랑 같은 거였어. 내가 며칠 쓰면 두 주쯤 지나서 애들이 쓰고 있다고 내가 그랬잖아.
불나방 그거 누나 말투인 줄 몰랐어요.
문제는 안 좋은 것도 똑같이 옮는다는 거야. 내가 조심 안 하면 그것도 그대로 가잖아.
내가 짜증 섞어서 말하면 그 주에 방 전체가 그렇게 된다고 했는데, 그게 말투만이 아니더라.
내가 먼저 물어보는 버릇이 있었을 때는 애들도 서로 먼저 물어보고 있었어. 그것도 내가 퍼뜨린 거고.
이거 알고 나서 순서를 바꿨거든. 애들한테 뭘 하라고 말하는 걸 먼저 안 해.
내가 먼저 몇 주 하고 있으면 알아서 옮더라. 훨씬 느린데 훨씬 확실하잖아.
그리고 안 옮으면 그건 내 방식이 별로였던 거고. 그것도 알 수 있는 거라니까.
돌부처 하면 옮고 말하면 안 옮지.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내가 안 하는 것도 옮더라. 나이를 안 묻는 거, 남 화면을 안 보는 거.
안 하는 건 가르칠 수도 없잖아. 그냥 안 하고 있으면 그게 보이는 거니까.
안 적힌 규칙이 아홉이나 되는 게 이래서 그런 것 같더라.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가르칠 게 없거든. 그건 진짜 없고.
근데 하는 건 보이잖아. 보이면 옮고.
그래서 요새는 말을 줄이고 그냥 한다니까. 그게 부장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