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내가 잘 안 들어가는 데가 있거든. 못 들어가는 건 아니야.
문도 안 잠겨 있고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고 한 적 없어. 근데 안 들어가게 되더라.
세보다가 알았는데 그 앞을 지나갈 때 걸음이 조금 빨라지더라. 나도 모르게 그러고 있었어.
몸이 먼저 아는 거잖아. 신발 반쯤 벗는 애랑 반대인 거고.
그러니까 안 들어가는 게 아니라 좀 피하고 있었던 거라니까.
칼손 저는 안방이 그래요.
왜 그렇게 됐나 되짚어봤거든. 큰 일이 있었던 게 아니더라.
거기서 몇 번 어색했던 게 쌓인 거였어. 한 번은 혼났고 한 번은 말이 끊겼고.
그 몇 번이 쌓여서 그 자리가 그런 데가 된 거잖아. 방에서 애가 안 오게 되는 거랑 같은 거라니까.
이거 알고 나서 방 생각이 났거든. 우리 방에도 애들이 안 앉는 자리가 있잖아.
아무도 안 앉는 의자가 하나 있다고 애들이 그러던데, 거기서도 뭐가 있었던 거일 수도 있고.
물어본 적은 없어. 물으면 그 자리가 더 그렇게 되니까.
돌부처 안 앉으면 그냥 두는 거지.
지금은 그 앞을 지나갈 때 일부러 천천히 걷는다니까. 들어가지는 않고.
걸음만 늦춰도 좀 다르더라. 피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게 되는 거잖아.
몇 번 하다 보면 들어가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아니고.
그리고 안 앉는 자리가 생기면 거기 뭘 하나 놓는다니까. 등을 켜든 화분을 놓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집에서도 세고 나서야 알거든. 그냥 안 가는 줄만 알았잖아.
근데 안 가는 데가 하나씩 늘면 그만큼 집이 좁아지는 거라니까. 방도 그렇고.
그래서 방에서는 안 앉는 자리가 안 늘게 하려고 한다니까. 집에서 배운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