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제일 조용한 시간이 하루에 딱 한 번 있거든. 밤늦게가 아니야.
저녁 먹고 치우고 나서 한 시간쯤이야. 그때가 제일 조용해.
이게 좀 이상한 게 다들 깨어 있는데 조용하다니까. 각자 뭘 하고 있어.
엄마는 부엌에 계시고 아빠는 티비 앞에 계시고 동생은 방에 있고. 나는 식탁에 있고.
한 집에 넷이 다 있는데 아무도 말을 안 하는 거잖아.
칼손 저희 집도 그때가 제일 조용해요.
처음엔 이게 좀 이상한 줄 알았거든. 넷이 다 있는데 말을 안 하는 게 좀 그렇잖아.
가족이 다 같이 있는 시간이 하루에 몇 분이라고 세놓고, 그 시간을 이렇게 쓰는 게 아까웠고.
그래서 한번 말을 걸어봤어. 다들 뭐 하냐고.
말 걸었더니 오히려 이상해지더라. 다들 뭐 하던 걸 멈추고 나를 보잖아.
그러고 나서 한두 마디 하고 다시 각자 하던 걸 하더라. 내가 끊은 거였고.
그때 알았다니까. 그 조용함이 나쁜 게 아니었던 거야.
돌부처 조용한 게 편한 거지.
이거 알고 나서 방 생각이 났거든. 방에도 그런 시간이 있잖아.
다들 있는데 아무도 말 안 하는 십 분쯤이 있어. 예전에는 그걸 띄우려고 했고.
띄우려고 하면 더 이상해진다고 내가 그랬는데, 집에서도 똑같은 거였어.
그리고 그 시간에 뭔가 있으면 그때는 좀 본다니까. 조용해야 될 때 안 조용한 거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조용하면 뭐가 잘못된 줄 알았거든. 세는 애라서 그런 것 같고.
근데 다들 깨어 있는 채로 조용한 건 괜찮은 거더라. 자고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그 한 시간은 안 건드린다니까. 그게 우리 집이 쉬는 시간인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