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제일 편해 보이는 애가 있거든. 아무것도 안 하는데 그래.
물을 따라주지도 않고 문을 잡아주지도 않아. 그냥 앉아 있는다니까.
뭐가 다른지 보다가 하나를 찾았거든. 그 애만 신발을 반쯤 벗고 앉아 있어.
뒤꿈치를 빼고 걸쳐놓는 거잖아. 그게 딱 그 애뿐이더라.
다른 애들은 다 신발을 제대로 신고 앉아 있고. 언제든 나갈 수 있는 자세인 거고.
칼손 저는 그거 못 해요.
그러니까 그 애는 나갈 준비를 안 하고 있는 거잖아. 나머지는 다 반쯤 준비하고 있는 거고.
가방을 무릎에 올려놓는 거랑 같은 거라니까. 몸이 먼저 말해주는 거고.
편해 보이는 게 성격이 아니라 자세였던 거였어.
세보니까 그 애가 있는 날이랑 없는 날이 다르더라. 있는 날에 방이 더 오래 간다니까.
아무것도 안 하는데 그렇더라. 그냥 편하게 앉아 있는 걸 다들 보는 거잖아.
한 명이 편해 보이면 그게 이 방은 편해도 되는 데라는 표시가 되는 거고.
돌부처 쟤 보면 좀 놓게 되지.
제일 확실한 게 이거였어. 새로 온 애가 두어 달 지나면 그 애를 따라 하더라.
신발을 반쯤 벗고 앉기 시작해. 아무도 안 가르쳐줬는데.
셋 중에 한 명을 골라 따라 한다고 내가 그랬는데, 편한 자세는 그 애한테서 오는 거였어.
그리고 그 애가 안 오는 날에는 방이 좀 뻣뻣하더라. 다들 신발을 제대로 신고 앉아 있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방을 편하게 만드는 법도 모르거든. 규칙으로는 안 되는 거고.
근데 한 명이 편하게 있으면 그게 옮더라. 말한 건 안 옮고 한 건 옮는다고 했잖아.
그래서 그 애한테 아무것도 안 시킨다니까.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그 애가 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