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위층에 사시는 이웃 어르신을 만났네요. 휴대폰을 손에 들고 계셨어요.
두 층쯤 아무 말 없이 계시다가 그제야 말을 거시더라고요.
문이 닫히자마자 물어보셨으면 짧게 끝났을 텐데요.
손에 들고 계신 걸 보면 처음부터 물어보실 생각이셨겠지요. 그런데 두 층을 그냥 계셨어요. 그 사이에 물어볼까 말까를 재고 계셨던 거겠지요.
모르는 것을 묻는 일에는 용기가 든다. 나이가 들수록 그 값이 조금씩 올라간다.
말을 꺼내시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앞에 붙이셨어요.
바쁜데 붙잡아서 미안하다고요. 저는 바쁘지 않았고 몇 초면 되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그쪽에서는 이미 폐를 끼치는 일로 잡고 계셨던 거네요.
실제로는 설정 하나 눌러드리는 거였어요.
십 초쯤 걸렸는걸요. 두 층을 망설이신 값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지요. 그 차이가 저는 좀 오래 남았습니다.
한 가지 신경 쓴 건 제가 다 안 한 거예요.
제가 눌러버리면 다음에 또 물어보셔야 하니까요. 어디를 눌러야 하는지 손으로 짚어드리고 직접 하시게 했어요. 시간은 더 걸렸는데 그게 맞는 것 같았고요.
며칠 뒤에 또 마주쳤는데 이번에는 바로 물어보셨어요.
한 번 해봤으니까 두 번째는 쉬워지는 거겠고요. 두 층이 한 층이 되고, 언젠가는 문 열리자마자가 되겠지요.
며칠 뒤에 아주머니랑 그 얘기가 나왔어요.
아주머니도 그런 걸 물어보기가 제일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자식한테는 더 못 물어보신다고요. 몇 번 물어보면 말투가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나니 그 두 층이 왜 걸렸는지 더 알겠더라고요.
그날 저녁에 제 쪽도 생각해봤어요.
저도 모르는 걸 물어봐야 할 때 한참 재고 있습니다. 이런 것도 모르냐고 할까 봐서요. 나이랑 상관없이 다들 조금씩 그러고 사는 거겠지요.
그러니 누가 물어오면 잘 대답해두는 게 서로한테 남는 일이더라고요.
물어보기까지 걸린 시간을 알면 대답이 달라지는걸요.
귀찮은 질문이 아니라 오래 재고 나온 질문이니까요. 오늘 누가 머뭇거리다 뭘 물어왔다면, 답보다 먼저 괜찮다고 해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