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아저씨가 그러시더군요. 큰길 육교를 헌다고요.
계단이 가팔라서 다들 잘 안 쓰던 다리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나서 밤에 좀 걸리더라고요.
솔직히 저도 그 육교를 거의 안 썼어요.
밑에 횡단보도가 생기고 나서는 다들 그쪽으로 다녔습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느니 신호를 기다리는 게 낫지요. 그러니 헌다는 결정이 이상한 것도 아닌걸요.
우리가 아쉬워하는 것은 대개 잘 쓰던 것이 아니라, 언제든 있을 줄 알았던 것이다.
없어진다길래 한번 올라가 봤습니다.
난간 한쪽에 페인트가 여러 겹으로 덧칠돼 있더군요. 색이 조금씩 다릅니다. 오래 두고 몇 번을 다시 칠한 자리인 겁니다. 누군가는 계속 손을 봐 왔던 거고요.
그걸 보고 나니까 그냥 낡은 다리가 아니게 됐습니다.
올라가 보니 위에서 보이는 게 있더라고요.
건널 때는 몰랐는데 거기서 보면 동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어느 집 옥상에 뭐가 있는지 같은 것들이요. 밑으로만 다니면 못 보는 것들이 있었던 셈이군요.
몇 년을 살면서 그날 처음 봤습니다.
그렇다고 남겨두자고 하기는 어렵겠지요.
계단이 가팔라서 힘드신 분들도 계셨고, 밑으로 건너는 게 편한 것도 사실입니다. 저 하나 아쉽다고 될 일이 아닌걸요.
제일 이상한 건 이겁니다.
있을 때는 안 쓰다가 없어진다니까 올라가 봤어요. 늘 이런 식이더군요. 사람은 남아 있는 동안에는 잘 안 보고, 없어진다는 말을 듣고서야 한 번 봅니다.
그러니 서운한 건 다리가 아니라 그동안 안 봤던 제 쪽일 수도 있겠네요.
공사가 언제 시작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그 전에 한 번 더 올라가 볼 생각이에요. 사진을 찍을지도 모르겠고요. 없어지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봤다는 건 남는걸요.
동네에서 뭐가 없어진다는 얘기를 들으셨다면, 한 번은 가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