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 길이 두 갈래인데 저는 늘 먼 쪽으로 갑니다.
십 분쯤 더 걸려요. 급한 날에도 그쪽으로 몸이 돌아 나가더라고요.
풍경이 좋아서 그런 건 아니에요.
비슷한 골목이고 오히려 가로등이 좀 어둡습니다. 볼 게 있어서 고른 길은 아닌걸요. 그런데도 갈림길에 서면 늘 그쪽으로 갑니다.
어떤 사람은 도착하기 위해 걷고, 어떤 사람은 아직 도착하지 않기 위해 걷는다.
싫으면 아예 안 들어가겠지요. 그건 아니에요.
집은 편하고 들어가면 좋습니다. 다만 밖에 있던 상태에서 집에 있는 상태로 바로 넘어가는 게 좀 갑작스러운 겁니다. 그 사이에 뭐가 하나 필요한 셈이군요.
돌아가는 동안 딱히 뭘 하지는 않아요.
다만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이 그때 한 번씩 지나갑니다. 앉아서 정리하려고 하면 잘 안 되는데 걸으면서는 저절로 되더군요. 그러고 집에 들어가면 그날 일이 좀 뒤에 놓입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짐이 무거우면 빠른 길로 옵니다.
그런 날은 집에 들어가서도 아직 밖에 있는 것 같아요. 겉옷을 한참 못 벗고 있기도 하고요. 십 분이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없으면 티가 나는걸요.
누구랑 같이 걷는 날은 빠른 길로 갑니다.
혼자 걷는 날에만 돌아가요. 설명하려면 말이 길어지고, 설명하고 나면 그 시간이 좀 달라지는 것 같아서요. 그냥 혼자 하는 걸로 두고 있습니다.
효율로 보면 버리는 십 분이지요.
그런데 하루와 집 사이에 여백이 하나 있으면 하루가 좀 접히더라고요. 저한테는 그게 이 십 분입니다. 오늘 굳이 돌아서 오셨다면, 그건 길을 잘못 든 게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