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고구마 라떼를 찾는 손님이 부쩍 늘어요. 저희 가게에선 아직 메뉴판에 올리지도 않았는데, 먼저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카운터에 서 있으면 가을이 메뉴 요청으로 먼저 와요.
이번 주에만 다섯 분이 물어보셨어요. 다들 비슷하게 물으세요. "고구마 라떼 언제 해요?"
한 분은 작년 가을에 드셨던 걸 기억하고 계셨어요. 날짜까지 기억하시진 않았지만, 첫 추위가 왔던 날이었다고 하셨어요. 그 말 듣고 저도 서둘러 고구마를 주문했어요.
손님들이 하시는 말을 모아 보면 이래요.
세 번째 이유가 의외로 많아요. 맛보다 기분으로 고르시는 거예요. 저도 그 마음 알아요. 첫 고구마를 삶을 때면 저도 가게가 가을 같아져요.
고구마 라떼는 손이 많이 가는 메뉴예요. 고구마를 삶거나 구워서 곱게 으깨고, 우유랑 섞어 체에 한 번 걸러야 부드러워요.
그래서 가게마다 방식이 달라요. 직접 삶는 곳도 있고, 만들어진 페이스트나 가루를 쓰는 곳도 있어요. 어느 쪽이 틀렸다고는 못 해요. 다만 저는 직접 삶는 쪽이 좋아요. 고구마마다 단맛이 달라서 매일 조금씩 맛이 바뀌는데, 손님들이 그걸 알아채실 때가 제일 재미있거든요.
첫째, 단맛을 조절해 달라고 하셔도 돼요. 고구마 자체가 달아서 시럽을 빼도 충분한 경우가 많아요.
둘째, 커피를 조금 넣어 달라고 하시는 분도 계세요. 샷 하나를 더하면 고소한 맛이 올라와요. 밤이라면 디카페인 샷으로요.
셋째, 걸쭉한 게 부담스러우시면 우유를 넉넉히 해 달라고 하세요.
계절을 제일 먼저 알아채는 건 달력이 아니라 손님들 주문이에요. 올가을도 그렇게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