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사 제목에는 집행유예가, 본문에는 선고유예가 적혀 있는 것을 봤습니다.
유예라는 말이 같아서 섞이기 쉽더군요. 그런데 두 이름은 서 있는 지점이 다릅니다.
집행유예와 선고유예는 둘 다 판결이 났는데 지금 형을 받지는 않는 상태입니다.
둘 다 풀려나고, 둘 다 일정 기간이 붙습니다. 결과만 보면 비슷하죠.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형이 정해졌느냐입니다.
집행유예는 형이 얼마라고 정해졌는데 그 실행을 미뤄둔 것입니다.
그래서 기사에 형량이 같이 적힙니다. 몇 년에 집행유예 몇 년이라는 식이죠. 앞의 숫자가 정해진 형이고 뒤가 유예 기간입니다.
유예 기간 동안 문제가 없으면 그 형은 실행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정해져 있던 형이 살아나고요.
선고유예는 형을 정하는 것 자체를 미뤄둔 것입니다.
그래서 형량이 안 나옵니다. 사안이 가볍다고 볼 때 나오는 것이라 집행유예보다 앞쪽에 있습니다.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없던 일이 됩니다. 정해둔 형이 없으니 살아날 것도 없죠.
기사에서 이걸 보시면 됩니다.
아주 간단한데 제목만 보면 놓칩니다. 유예라는 말만 눈에 들어오니까요. 한 번쯤 그러셨겠지요.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집행유예는 형이 정해진 상태라 무겁습니다. 선고유예는 형을 안 정할 만큼 가볍게 봤다는 뜻이고요. 같은 유예인데 판단의 크기가 다릅니다.
그래서 두 말을 섞어 읽으면 그 사안의 무게가 통째로 어긋납니다. 형량이 적혀 있는지만 보셔도 절반은 갈립니다.
어느 쪽이든 며칠 전에 말씀드린 대로 위 단계가 남았는지는 따로 보셔야 합니다. 항소나 상고가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유예 기간이 적혀 있으면 그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도 정보입니다. 그때 다시 소식이 나오는 경우가 있고요.
구체적인 요건은 제가 다룰 자리가 아닙니다. 저는 두 이름이 다른 지점이라는 데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유예라는 말은 같습니다. 형량이 적혀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