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건을 다룬 기사 두 개를 보시던 아버지가 물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달 전 기사에는 피의자라고 적혀 있고, 오늘 기사에는 피고인이라고 적혀 있으니 다른 사람이냐고요.
같은 사람입니다. 그 사이에 절차가 한 단계 넘어갔을 뿐이죠. 그렇다면 무엇이 넘어간 걸까요?
피의자와 피고인은 둘 다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둘 다 뉴스에 나오고, 둘 다 아직 유죄로 확정된 사람이 아닙니다. 같은 사람을 가리키니 섞어 쓰기 쉽습니다.
피의자는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있는 사람이고, 피고인은 검사가 재판에 넘겨 재판을 받는 사람입니다.
피의자는 경찰이나 검찰이 범죄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조사를 받고, 증거가 모이고, 검사가 재판에 넘길지를 판단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수사가 끝나면 재판에 넘겨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피고인이 되지 않죠.
피고인은 검사가 법원에 공소를 제기한 사람, 곧 기소된 사람입니다.
기소가 되는 순간부터 수사의 대상이 아니라 재판의 당사자가 됩니다. 법정에서 검사와 마주하고, 판결을 기다립니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무죄로 추정됩니다. 피고인이라는 이름이 유죄라는 뜻은 아닙니다.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한 달 사이에 이름이 바뀐 것은 그 사이에 기소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기사를 처음부터 보셨다면 기소 소식도 한 번 지나갔겠지요.
피의자라는 말이 보이면 아직 재판에 넘겨질지 정해지지 않은 단계로 읽으시면 됩니다.
피고인이라는 말이 보이면 재판이 진행되는 단계로 읽으시면 됩니다. 어느 쪽이든 유무죄는 법원이 정하는 일입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기소됐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