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결정"이라는 뉴스를 본 가족이 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법원에서 진 사람이 헌재로 또 가는 거냐."
그런데 기사 속 사건은 처음부터 법률 조항이 헌법에 맞는지를 다투는 헌법소원이었답니다. 헌법재판소는 대법원 다음 단계가 아닙니다. 맡는 일이 다른 기관입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둘 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게 있는 판단을 내리는 기관입니다.
결정이 나오면 큰 뉴스가 되고, 그 판단은 쉽게 뒤집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둘을 위아래로 놓고 생각하기 쉽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대법원은 민사·형사·행정 같은 일반 재판의 마지막 단계를 맡는 최고 법원이고, 헌법재판소는 법률이 헌법에 맞는지, 국가 권력이 헌법을 어겼는지 같은 헌법 문제를 판단하는 기관입니다.
대법원은 사건을 끝냅니다.
1심, 2심을 거친 재판이 마지막으로 오는 곳입니다. 누가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지, 유죄인지 무죄인지 같은 개별 사건의 판단을 확정하죠. 그래서 대법원 판결 뉴스는 대개 한 사건의 결론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법 자체를 봅니다.
어떤 법률 조항이 헌법에 맞는지, 국가 기관의 행위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탄핵을 할지, 정당을 해산할지 같은 헌법 문제를 판단합니다. 개별 사건의 승패를 다시 가리는 곳이 아니죠. 가족이 본 뉴스가 이쪽이었습니다.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둘은 위아래가 아니라 옆에 나란히 있는 기관입니다. 그 가족도 무엇을 다툰 사건인지 먼저 봤다면 덜 헷갈렸겠지요.
대법원 판결이라면 그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로 읽으시면 됩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이라면 어떤 법이나 행위가 헌법에 비춰 어떻게 판단됐는지로 읽으시면 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판결문과 결정문을 따르시면 됩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무게 있는 판단인 것은 같습니다. 한 사건의 결론인지 헌법의 판단인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