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의 보고서를 보며 "다들 이 정도구나"라고 생각하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자만했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분은 예전에 한 번 통과했던 자격 갱신 시험을 이번엔 공부 없이 갔다가 떨어지셨답니다. 그분은 우월감 때문이었다고 하셨고요. 두 분의 이름을 서로 바꾸면 정확해집니다.
우월감과 자만은 둘 다 자기를 실제보다, 혹은 남보다 높게 보는 마음입니다.
자신만만해지고, 남의 말을 덜 듣고, 준비를 덜 하게 됩니다. 높게 본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우월감은 남과 견주어 내가 위에 있다고 느끼는 감정이고, 자만은 남과 상관없이 내 실력을 지나치게 믿어 방심하는 상태입니다.
우월감에는 비교 대상이 있습니다.
동기들의 보고서를 보고 생긴 마음입니다. 내 보고서가 대단해서라기보다 남의 것보다 낫다고 느낀 거죠. 그래서 우월감은 비교할 사람이 바뀌면 함께 바뀝니다. 더 잘하는 사람 앞에서는 금방 사라지기도 하고요.
긍지와 우월감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자만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자만에는 비교 대상이 없어도 됩니다.
예전에 통과했으니 이번에도 되리라 믿었습니다. 남보다 잘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 실력을 그대로 믿은 거죠. 그 믿음이 지금의 준비를 대신해 버렸습니다. 자만과 자신감의 차이를 전에 근거가 최신이냐로 갈랐던 것도 이 자리입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우월감은 관계를 상하게 하기 쉽고, 자만은 결과를 상하게 하기 쉽습니다. 두 분이 겪은 일이 달랐던 것도 그래서겠지요.
우월감이라면 비교의 자리에서 한 걸음 떨어지시면 됩니다. 동기들의 보고서에서 배울 점을 한 가지 찾는 것만으로도 자리가 바뀝니다.
자만이라면 내 실력의 근거가 언제 것인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예전의 통과는 예전의 실력이었으니까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자기를 높게 보는 것은 같습니다. 남을 보고 생겼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