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에서 지치는 건 체력이 약해서가 아니에요. 낯선 사람들과 몸이 부딪히는 좁은 공간에 오래 서 있으면 누구라도 기운이 빠져요. 작은 습관 몇 개로 그 피로를 조금 덜 수 있어요.
가끔 아침 일찍 가게를 열 때가 있어요. 그날 여덟 시에 들어오신 손님이 주문도 하기 전에 카운터에 이마를 대셨어요.
"지하철에서 하루치 다 썼어요." 사람에 밀려 문 쪽에 끼어 왔대요. 아메리카노를 드리니까 한 모금 드시고 그제야 고개를 드셨어요. 아직 출근도 안 했는데 퇴근한 얼굴이셨어요.
손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유가 겹쳐요.
출근 전 한 시간 동안 이걸 다 겪으니까 도착하면 이미 지쳐 있는 거예요.
손님들이 해 보고 괜찮았다는 걸 모아 봤어요.
첫째, 한 정거장 일찍 나서 보세요. 십 분만 일찍 타도 칸이 꽤 달라져요.
둘째, 맨 앞이나 맨 뒤 칸을 타 보세요. 계단에서 먼 칸이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경우가 많아요. 역마다 다르니 며칠 비교해 보시면 돼요.
셋째, 기대어 설 자리를 찾으세요. 문 옆 벽이나 기둥에 등을 대면 균형 잡느라 쓰는 힘이 줄어요.
넷째, 귀를 쉬게 하세요. 이어폰 볼륨을 크게 올리면 오히려 더 피곤해져요. 조용한 음악을 작게 듣거나 소음만 줄여 보세요.
그 손님은 그날 이후로 회사 가기 전에 저희 가게에서 오 분씩 앉았다 가세요. 커피를 다 마시지도 않고요.
"그 오 분이 없으면 하루가 지하철에서 시작해서 지하철에서 끝나요" 하시더라고요. 꼭 카페가 아니어도 돼요. 회사 앞 벤치든 엘리베이터 앞이든, 출근길과 일 사이에 숨 한 번 고를 틈을 두시면 좋아요.
하루는 문 앞에서가 아니라 숨 고른 다음에 시작해도 돼요. 오늘 출근길도 수고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