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어깨에 힘을 주고 앉으시는 손님이 계셨습니다. 열람석에서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책을 읽으셨죠. 그런데 이 장을 읽던 날, 처음으로 의자 등받이에 기대 앉으시더군요. 나중에 말씀하셨습니다. 자기한테 하는 말 같았다고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2부에 있는 장입니다. 차라투스트라는 늘 진지하고 무거운 한 사람을 바라보죠. 사냥에서 막 돌아온 듯 굳은 얼굴로, 진리라는 전리품을 짊어진 사람이요.
차라투스트라는 그 사람을 깎아내리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죠. 그가 아직 웃음과 아름다움을 배우지 못했다고요.
이 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은 이겁니다.
힘이 부드러워져 보이는 곳으로 내려올 때, 그 내려옴을 나는 아름다움이라 부른다.
강한 사람이 그 힘을 다 쓰지 않고 부드럽게 다룰 때, 니체는 거기서 아름다움을 봤습니다. 늘 힘을 주는 게 강함이 아니라, 힘을 풀 줄 아는 것이 더 높은 강함이라는 거죠.
차라투스트라는 또 말합니다. 그 숭고한 자는 팔을 머리 위에 얹고 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요. 영웅은 쉬는 것까지 넘어서야 한다고 하죠.
늘 진지하고, 늘 버티고, 늘 싸우는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쉬는 것입니다. 앞서 쉬는 걸 미안해하는 마음과 중력의 영을 다룬 글이 있는데, 니체는 무거움만으로는 높이 갈 수 없다고 거듭 말하죠. 앞서 니체 웃음 뜻을 적었는데, 이 장도 같은 결입니다.
늘 주먹을 쥔 손은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손을 펴는 순간 비로소 아름다운 것이 내려앉는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몸이 먼저 알려 줍니다. 하루에 한 번 의도적으로 힘을 푸십시오. 기대 앉고, 숨을 길게 쉬는 것만으로도요. 진지함 사이에 웃음을 넣으십시오. 무거운 일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힘을 다 쓰지 마십시오. 남는 힘이 있어야 부드럽게 다룰 수 있죠.
그 손님은 그 뒤로 가끔 기대 앉아 책을 읽으셨습니다. 이상하게 그렇게 앉으면 더 오래 읽힌다고 하시더군요.
힘을 내야 하는 날은 앞으로도 많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늘 주먹을 쥐고 있지 않고, 손을 펴고 힘을 풀 줄 아는 강함을 제 안에서 길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