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는 파업이라고 적힌 기사를 봤습니다. 그런데 본문에는 정상 근무 중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두 말이 같은 뜻이면 이럴 수 없습니다. 다른 것을 가리키니까 이렇게 됩니다.
파업과 태업은 둘 다 일이 평소처럼 안 되는 상태입니다.
둘 다 요구가 있고, 둘 다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끝납니다. 밖에서 보면 결과가 비슷하죠.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자리에 있느냐입니다.
파업은 일 자체를 멈추는 것입니다.
출근을 안 하거나, 나와도 일을 안 합니다. 그래서 파업은 눈에 바로 보입니다. 몇 명이 빠졌는지 셀 수 있고, 그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파업은 세기가 셉니다. 대신 참여하는 쪽도 잃는 것이 큽니다. 그래서 기간이 길어지기 어렵습니다.
태업은 자리에 있으면서 속도를 늦추는 것입니다.
정해진 절차를 하나도 안 빼고 다 지키거나, 정해진 시간만 정확히 일하거나 합니다. 규칙을 어기는 게 아니라 규칙대로만 하는 형태도 있고요.
그래서 태업은 세기가 밖에서 잘 안 보입니다. 대신 오래 갈 수 있습니다. 참여하는 쪽이 잃는 것이 적으니까요.
기사에서 이걸 보시면 됩니다.
제목만 보면 이 셋이 다 파업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 자리 이야기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파업이라고 부르면 큰일이 벌어진 것이 되고, 태업이라고 부르면 신경전으로 읽힙니다. 그래서 어느 이름을 쓰느냐가 그 소식의 크기를 정하지요.
읽는 쪽에서는 제목의 크기를 받지 마시고 몇 명이 자리를 비웠는지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그 숫자가 크기입니다.
파업이면 볼 것은 기간과 영향 범위입니다. 언제까지고 무엇이 멈추는지요.
태업이면 볼 것은 다릅니다. 눈에 안 보이니 언제 시작됐는지, 무엇이 요구인지를 봐야 합니다. 태업은 길게 가는 대신 어느 날 갑자기 파업으로 넘어가기도 하고요.
두 이름을 갈라두면 지금 무엇을 대비할 자리인지가 나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일이 안 되는 것은 같습니다. 자리가 비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