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할 때 손님들이 폰부터 꺼내세요. 종이 쿠폰을 찾으시던 시절이 얼마 안 됐는데요.
지갑에서 종이 쿠폰을 꺼내신 손님이 계셨어요. 도장이 아홉 개 찍혀 있었어요. 이거 아직 되냐고 물으시더라고요.
한 개만 더 찍으면 되는 거였어요. 그런데 마지막 도장을 못 찍고 지갑에 오래 있었던 거예요. 저는 그냥 채워드렸어요.
그 쿠폰이 언제 것인지 여쭤보니 기억을 못 하셨어요. 지갑을 정리하다 나오셨대요.
지금은 대부분 번호로 적립하시거나 앱을 쓰세요. 저희도 그렇게 바꿨어요.
이게 재미있는 부분이에요. 편해진 대신 관심이 줄었어요. 종이일 때는 도장 찍히는 걸 보면서 다들 한마디씩 하셨거든요. 지금은 번호만 부르고 끝이에요.
카운터에서 제일 크게 느끼는 변화가 이거예요.
예전에는 쿠폰을 찾으시는 동안 잠깐 말이 오갔어요. 몇 개 남았네요, 다음에 오시면 되겠어요, 이런 말들요. 그 몇 초가 은근히 단골을 만들었더라고요.
지금은 번호 네 자리 말씀하시면 끝이에요. 빠르고 편한데 그 대화가 없어졌어요. 손님 얼굴보다 화면을 먼저 보게 되기도 하고요.
이건 가게 하는 사람 입장에서 배운 거예요.
적립이 많이 쌓였다고 계속 오시는 게 아니에요. 어차피 지나는 길에 있는 가게로 가시고, 그날 마음에 드는 데로 가세요. 적립은 이미 오시는 분한테 드리는 감사지 안 오시던 분을 오게 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적립보다 그날 한마디에 더 신경 써요. 그게 훨씬 오래 남는 것 같아요.
도장은 지갑에 남고 대화는 사람한테 남더라고요.
손님 입장에서는 안 챙기실 이유가 없어요.
한 군데를 자주 가신다면 첫 방문에 적립부터 하세요. 나중에 몰아서 넣기가 어려운 곳이 많거든요. 그리고 오래 안 간 가게 앱은 한 번씩 열어보세요. 유효기간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혹시 지갑에 도장 찍힌 종이가 남아 있으시면 들고 오세요. 저희는 웬만하면 받아드려요. 그 종이에 오셨던 날들이 적혀 있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