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라고 적혀 있으면 값이 확 올라가죠. 그게 뭔지 물어보시는 분이 많아요.
이건 실제로 기준이 있는 말이에요.
커피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 있어요. 향, 맛, 균형, 결점 같은 걸 항목별로 보고 백 점 만점으로 채점해요. 그 점수가 일정 선을 넘으면 스페셜티라고 불러요.
그러니까 맛있다는 뜻이 아니라 결점이 적다는 뜻에 가까워요. 이게 오해가 제일 많이 생기는 지점이에요.
스페셜티 원두를 사 가셨다가 생각보다 안 진하다고 하신 손님이 계셨어요.
맞는 말씀이에요. 점수를 잘 받으려면 원두 본래의 향이 또렷하게 살아야 해서, 대개 약하게 볶아요. 약하게 볶으면 산미가 살고 쓴맛이 줄어요. 진하고 쓴 커피를 기대하고 사시면 어긋나요.
값이 비싼 이유도 여기 있어요. 결점두를 골라내고, 좋은 열매만 따고, 관리를 촘촘히 하니까 손이 훨씬 많이 가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점수만 보고 들이지 않아요.
세 번째가 제일 커요. 점수가 높은데 손님들이 안 찾으시는 원두가 있어요. 그러면 저는 그걸 안 들여요. 가게는 대회장이 아니니까요.
그것도 아니에요. 이 얘기를 꼭 붙이고 싶어요.
매일 아침에 마시는 커피는 개성이 세면 오히려 피곤해요. 익숙하고 무난한 게 좋을 때가 있거든요. 저도 집에서는 그냥 편한 걸 마셔요.
스페셜티는 오늘 이 원두를 맛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값을 해요. 그날의 커피랑 매일의 커피는 역할이 다르더라고요.
좋은 커피가 늘 맞는 커피는 아니에요. 그날 뭘 원하시는지가 먼저예요.
봉지에 향미 설명이 적혀 있을 거예요. 자몽이라든가 초콜릿이라든가요.
그중에 평소 좋아하시는 맛이 적힌 걸로 고르세요. 점수보다 그게 훨씬 잘 맞아요. 그리고 처음엔 작은 봉지로 사세요. 안 맞으면 남으니까요.
드셔보시고 어땠는지 말씀해주시면 다음 걸 훨씬 잘 골라드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