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떨어진 소식을 듣고 자기가 붙은 것을 며칠 말하지 못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미안해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그 결과에 한 일은 없었죠.
미안함과 안타까움은 둘 다 상대의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픈 상태입니다.
둘 다 그 사람 앞에서 조심스러워지고, 둘 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듭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그 일에 내가 한 것이 있느냐입니다.
미안함은 내 행동 때문에 상대가 곤란해졌을 때 오는 감정입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대로 미안함에는 할 일이 따라옵니다. 사과하거나 갚거나 바로잡는 것이죠.
대상은 내가 한 일입니다. 안 했으면 안 생깁니다.
안타까움은 상대가 안 좋은 일을 겪는 것을 보고 오는 감정입니다.
내 행동과 무관합니다. 그래서 갚을 것이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고요.
안타까움은 그 사람을 아끼기 때문에 옵니다. 모르는 사람 일에는 잘 안 생기니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 결과에 내가 한 것이 있었습니까?
같은 자리에 지원해서 한 사람은 붙고 한 사람은 떨어졌다면, 붙은 쪽이 한 일은 자기 몫을 한 것뿐입니다. 그건 미안할 일이 아니겠지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미안하다고 여기면 그 소식을 못 전합니다. 내가 잘못한 것 같으니까요. 그래서 며칠을 숨기게 되죠.
그런데 상대는 대개 알게 됩니다. 그리고 숨겼다는 것이 오히려 더 불편해집니다. 나를 그렇게 약한 사람으로 봤나 싶어지니까요.
미안함 쪽이면 할 일은 사과하는 것입니다.
안타까움 쪽이면 할 일은 숨기는 게 아닙니다. 평소대로 전하되 그 사람 이야기를 먼저 묻는 것입니다.
축하를 받을 자리에서 안 받으려 하면 상대도 어색해집니다. 안타까운 마음은 따로 전하시면 되고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마음이 아픈 것은 같습니다. 내가 한 것이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