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하시면서 휴대폰을 들고 방금 나온 노래 제목을 물으신 손님이 계셨어요.
예전에는 거의 없던 질문이에요. 요즘은 한 주에 몇 번씩 들어요.
휴대폰으로 소리를 찾는 기능이 있는데도 물어보세요. 여쭤보니 가게가 조용해서 소리를 못 잡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기계가 못 하니까 사람한테 묻게 된 거예요.
앞서 카페 음악 얘기를 드렸죠. 무슨 노래를 트는지 정해두고 있다고요.
그걸 알아채시고 물어보시면 저는 반가워요. 신경 쓴 걸 누가 봐줬다는 뜻이니까요. 카운터에 오래 서 있다 보면 그런 게 드물거든요.
그래서 저는 목록을 따로 적어둬요. 물어보시면 바로 보여드릴 수 있게요.
가끔 틀어달라고 하시는 분이 있어요.
저는 웬만하면 틀어드려요. 다만 그 시간대에 안 맞는 노래면 말씀드리고 나중에 틀어요. 조용한 밤에 갑자기 빠른 노래가 나오면 다른 손님이 놀라세요.
그리고 한 분이 신청하신 노래가 그 자리에 계신 다른 분들한테도 가잖아요. 그 균형을 보는 게 제 몫이에요.
요즘은 지금 나오는 노래를 화면에 띄워두는 가게가 있어요.
편하긴 한데 저는 안 해요. 그러면 물어보실 일이 없어지거든요. 그 한마디가 오가는 게 저는 좋아요. 앞서 진동벨 얘기할 때랑 같은 이유예요.
대신 물어보시면 종이에 적어드려요. 그게 저희 방식이에요.
편하게 만들면 대화가 없어지고, 조금 불편하게 두면 말이 오가더라고요. 그 사이를 고르는 게 가게 성격인 것 같아요.
미안해하시면서 여쭤보는 분이 많은데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희는 그 질문을 제일 좋아해요. 가게에 오래 앉아 계시면서 뭘 하나 발견하고 가시는 거니까요. 그게 다시 오실 이유가 되기도 하고요.
노래가 궁금하시면 그냥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