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부엌 서랍에서 쿠킹포일을 한 장 뜯어 불빛에 비춰 보더라고요. 이보다 훨씬 얇은 구리판이 배터리 안에 돌돌 말려 들어간대요. 그걸 동박이라고 부르고, SKC가 만든다던데요. 회사 동료가 보여 준 경제 뉴스에서 들었대요.
박예슬 배터리에 왜 구리가 들어가요?
앞에서 양극재 얘기를 들었을 때 배터리에 양극과 음극이 있다고 했잖아요. 남편 말로는 음극 쪽 재료를 바르는 바닥판이 바로 이 동박이래요. 전기가 그 판을 타고 드나든다던데요.
신미혜 김에 밥을 펴 바르듯, 얇은 구리판 위에 재료를 펴 바르는 거예요. 김이 바닥판인 셈이죠.
이 판은 얇을수록 배터리 안에 더 많이 넣을 수 있대요. 그래서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게, 찢어지지 않게 펴는 게 기술이라고 들었어요.
이 대목이 이 회사 뉴스에 늘 나오는 얘기래요.
SKC는 동박 공장을 우리나라 말고 동남아나 유럽에도 지었대요. 배터리 공장들이 그쪽에 많이 생기니까 가까이 간 거라던데요. 앞에서 농심이 미국에 공장을 지었다고 들었잖아요. 손님 옆으로 가는 건 같은 결이래요.
박예슬 그럼 배터리가 덜 팔리면요?
남편도 그 얘기를 했어요. 전기차가 생각만큼 빨리 안 늘면 배터리 공장이 덜 돌고, 동박도 덜 나간대요. 공장을 크게 지어 둔 만큼 덜 돌면 부담이 크다고 들었어요.
또 하나 들은 건, SKC가 요새 반도체 칩을 올려놓는 판을 유리로 만드는 일도 한대요. 지금까지는 그 판을 다른 재료로 만들었는데, 유리로 하면 더 평평하고 촘촘하게 만들 수 있다던데요. 미국에 공장을 지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앞에서 이수페타시스가 칩이 앉는 판을 층층이 만든다고 들었잖아요. 그 판을 유리로 바꾸려는 쪽이래요. 그게 언제 얼마나 쓰일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SKC가 배터리 음극 바닥판인 동박을 만든다는 것, 얇을수록 배터리에 더 넣을 수 있다는 것, 배터리 공장 옆으로 해외 공장을 지었다는 것, 배터리 사정을 그대로 탄다는 것, 반도체 유리판도 한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배터리 회사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 회사는 배터리 안 어느 자리를 맡는 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