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이웃한테 들었다면서 이 얘기를 꺼냈어요.
강미연 배터리 만드는 회사들이 요새 계속 이름이 나오더라고요. 공장을 어디에 짓는다는 소식이 자주 나온대요.
저는 여기서 걸렸어요. 배터리를 만든다는데 그걸 누구한테 파나요. 우리가 마트에서 사는 건 아니잖아요. 그게 정확히 어디로 가는 물건인데요, 하고 물었어요.
영상에서는 차 만드는 회사에 넘긴다고 하더라고요. 차 한 대에 들어가는 덩어리를 통째로 대는 식이래요. 우리나라 회사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같은 이름이 나왔어요.
신미혜 김장 배추를 밭떼기로 맡아 놓는 거랑 비슷한 거예요. 낱개로 파는 게 아니라 밭째 정해 놓는 셈이죠.
그러니까 물건을 만들어 놓고 사 갈 사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어디에 얼마를 대기로 먼저 정하고 그다음에 공장을 짓는다는 얘기잖아요. 저는 여기서 또 물었어요. 그럼 사는 쪽이 마음을 바꾸면 어떻게 되나요? 그래서 계약을 길게 맺는다고 했어요. 다만 그 안에 뭐가 적혀 있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이게 제일 궁금했어요.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값이 오르내리면 그건 누가 감당하는 건가요?
강미연 재료값이 오르면 파는 값도 같이 오르게 적어 두는 계약이 많다던데요. 그래서 재료값이 내려가면 매출도 같이 줄어 보인대요.
리튬이니 니켈이니 하는 재료값에 파는 값이 붙어 다닌다는 말이었어요. 그러니까 많이 팔아도 재료값이 내려간 때에는 숫자가 작아 보일 수 있다는 거고요. 그 말을 듣고 제가 되물은 게 이거예요. 그러면 겉으로 보이는 크기만 보고는 잘 팔렸는지 아닌지 모르는 거 아닌가요?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공장도 짓는 데 몇 해가 걸리고 돈이 아주 많이 든다고 했어요. 그래서 어디에 짓느냐가 뉴스에 나오는 거였어요.
정리하면 이래요. 배터리 회사는 우리한테 파는 게 아니라 차 만드는 회사에 대요. 계약을 먼저 맺고 공장을 짓고요. 재료값이 오르내리면 파는 값도 같이 움직이게 적어 두는 경우가 많아서, 겉에 보이는 크기가 장사가 잘됐는지를 그대로 말해 주지는 않아요.
여기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는 몰라요. 그건 저녁상에서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이제 이 이름들이 나오면 하나는 같이 물어봐요. 사 가는 데가 어디고, 그 계약은 몇 해짜리인가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예요.
신미혜 밭째 맡긴 사람이 누군지 알면 그 밭 이야기가 달리 들리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