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마다 그 가게에서만 파는 메뉴가 하나쯤 있어요. 이걸 시그니처 메뉴라고 불러요. 아메리카노나 라떼는 어디서나 마실 수 있지만, 시그니처는 그 가게를 기억하게 하는 메뉴예요. 처음 가는 카페라면 시그니처부터 시켜 보시는 걸 권해요.
처음 오신 손님이 메뉴판을 한참 보시다가 물으셨어요. "여기서 제일 여기다운 게 뭐예요?"
그 질문이 좋아서 저희 가게 시그니처를 드렸어요. 다음 주에 그 손님이 친구를 데리고 오셨어요. 친구 대신 주문하시면서 그러셨어요. "이거 여기서만 먹을 수 있어." 그 말이 저한테는 제일 큰 칭찬이었어요.
결국 "왜 이 카페에 와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되더라고요.
저희 가게 시그니처는 원래 메뉴에 없었어요. 늦게 오시는 손님들께 밤에 부담 없는 걸 드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섞다가 생겼어요. 디카페인 샷에 꿀과 따뜻한 우유를 조금 넣어요.
단골 몇 분이 계속 그것만 찾으셔서 메뉴판에 올렸어요. 시그니처는 가게가 정한다기보다 손님들이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이건 제 경험이에요.
첫째, 메뉴판에 별표나 추천 표시가 있는지 보세요.
둘째, 모르겠으면 물어보세요. "여기서만 파는 거 있어요?" 한마디면 사장님이나 바리스타가 반가워하며 알려줄 거예요.
셋째, 시그니처가 너무 달거나 무거울 것 같으면, 덜 달게 해 달라고 하셔도 돼요.
시그니처를 마셔 보면 그 가게가 어떤 취향인지 대충 보여요. 그다음부터 그 가게의 다른 메뉴도 고르기 쉬워져요.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커피도 좋지만, 여기서만 마실 수 있는 한 잔이 오래 남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