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커피를 사 온 동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좋은 일이죠. 그런데 그 동료가 "이거 사려고 두 블록 걸었잖아"를 하루에 세 번 말했다고 하더군요.
커피는 고마웠는데 세 번째에는 고맙다는 말이 안 나왔다고 하셨습니다. 그건 배려가 생색으로 바뀌는 자리였습니다.
생색과 배려는 둘 다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이나 수고를 들이는 것입니다.
하는 일은 같을 수 있습니다. 커피를 사 오고, 자리를 맡아주고, 대신 연락을 돌려줍니다. 겉모습이 같으니 구분이 어렵죠. 그렇다면 둘은 어디서 갈릴까요?
배려는 상대를 위해 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고, 생색은 그 일을 상대가 알아주기를 바라며 드러내는 것입니다.
배려는 상대의 사정을 헤아려 마음을 쓰는 것입니다.
하고 나면 끝입니다. 상대가 몰라도 괜찮습니다. 몰라야 오히려 편할 때도 있죠. 배려는 받는 사람의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움직이니까요.
자리를 맡아주고도 먼저 와 있었던 척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수고는 끝내 상대에게 알려지지 않습니다. 배려는 그렇게 조용히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색은 내가 한 수고를 드러내서 인정이나 고마움을 받으려는 것입니다.
커피는 같은 커피인데, 두 블록이라는 말이 붙으면서 무게가 상대에게 넘어갑니다. 받는 사람은 고맙다는 말을 한 번 더, 또 한 번 더 내야 하는 처지가 되죠. 그래서 생색은 받는 쪽을 빚진 사람으로 만듭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한 번 말하는 것까지는 자연스럽습니다. 세 번이 되면 수고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값을 받으려는 쪽으로 넘어간 거겠지요.
배려였다면 상대의 반응과 상관없이 그 일은 끝난 것입니다.
생색이 섞였다면 내가 무엇을 돌려받고 싶었는지 보시면 됩니다. 인정이 필요했다면 그건 커피가 아니라 다른 자리에서 구할 일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상대를 위한 일인 것은 같습니다. 알아주기를 바랐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