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남편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남편이 예전 공장 다닐 때 반장님이 창고에 쌓인 건 돈이 잠자는 거라고 했대요. 그게 토요타한테서 배운 말이래요.
박예슬 부품을 안 쌓아 두면 모자랄 때 어떡해요? 차는 부품이 엄청 많잖아요.
알아보니 그게 이 회사가 유명해진 까닭인 거예요. 부품을 창고에 잔뜩 쌓지 않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들여와 바로 쓰는 방식으로 차를 만드는 회사인 셈이죠.
부엌으로 옮기면 그날 쓸 만큼만 장 보는 살림 같은 거예요. 냉장고에 쟁여 두면 버리는 것도 생기고 자리도 차잖아요. 그날 끓일 찌개 재료만 사 오면 냉장고가 가벼운 셈이죠.
앞서 재고 회전을 알아본 날에 광에 쌓인 게 묶인 돈이라고 했잖아요. 토요타는 그 광을 아주 작게 쓰려는 거예요. 묶인 돈이 적으니 살림이 가벼운 셈이죠.
박예슬 그럼 부품 회사들은 매번 조금씩 날라야 하는 거예요?
그렇대요. 부품 회사들이 필요한 때에 맞춰 조금씩 자주 날라 온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부품 회사들이 토요타 공장 가까이에 모여 있다는 얘기도 있대요. 장 보러 가는 가게가 집 앞에 있어야 그날그날 장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거예요.
강미연 그런데 큰 지진이 났을 때 부품이 끊겨서 공장이 멈췄대요.
그게 이 방식의 약한 데인 셈이죠. 쟁여 둔 게 없으니 장 보러 가는 길이 막히면 그날 찌개를 못 끓이는 거예요.
그래서 그 뒤로는 꼭 필요한 부품 몇 가지는 넉넉히 쌓아 두게 바꿨다고 들었어요. 그날 장보기를 하더라도 쌀이랑 간장은 한 포대씩 들여 두는 셈이죠. 가볍게 사는 것과 굶지 않는 것 사이에서 한 칸을 남겨 둔 거예요.
토요타 얘기에는 하이브리드도 자주 붙는대요. 기름 엔진과 전기 모터를 같이 쓰는 차를 오래전부터 만들어 왔다고 들었어요. 다른 회사들이 전기차로 바로 갈 때 이 회사는 섞어 쓰는 쪽에 무게를 둔 셈이죠. 어느 쪽이 맞을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토요타는 부품을 쌓아 두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들여 쓰는 회사라는 것, 그래서 살림이 가볍지만 길이 끊기면 바로 멈춘다는 것, 그 뒤로 꼭 필요한 것은 넉넉히 두게 고쳤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