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름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보안 하는 회사 이름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집에 경보 달아 놓고 한 번도 안 울리니까 해지할까 싶더라고요.
박예슬 그럼 사고가 나야 그 회사가 값을 하는 건가요? 앞뒤가 이상한데요.
거꾸로인 거예요. 사고가 안 나야 잘한 건데, 안 나면 잘한 티가 안 나는 자리인 거예요.
여기가 이 장사의 뿌리인 거예요.
물건을 파는 집은 물건이 손에 남잖아요. 밥을 짓는 집은 밥이 나오고요. 그런데 여기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을 팔아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한 번에 큰돈을 받는 게 아니라 다달이 조금씩 받는 모양으로 만들어 뒀대요. 미연 언니처럼 해지할까 싶어지는 게 이 장사가 늘 안고 가는 걱정인 셈이죠.
하는 일이 한 갈래가 아니라던데요.
하나는 사람이 가는 쪽인 거예요. 뭔가 울리면 가까운 데서 사람이 달려가는 거고요. 이건 어디에나 사람을 대 놓아야 하니까 사람 값이 곧 원가인 거예요. 앞서 단체급식 회사를 알아본 날에도 사람 값이 걱정이라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다른 하나는 프로그램으로 지키는 쪽이래요. 한 번 만들어 두면 여러 곳에 그대로 쓰는 거예요. 교육 회사를 알아본 날에 한 번 찍어 여러 번 파는 쪽이 있다고 했잖아요. 여기도 그 결인 거예요. 그래서 이쪽이 늘수록 남는 게 커진다고 들었어요.
박예슬 그럼 회사가 어느 쪽으로 옮겨 가려 하는지가 보이는 거잖아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또렷했어요.
앞서 코인 보험을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보험은 일이 나고 나서 물어 주는 자리였어요. 그런데 여기는 일이 안 나게 하는 자리인 거예요.
그래서 값을 받는 방식도 다른 거예요. 보험은 일이 나야 돈이 나가고, 여기는 일이 안 나도 다달이 돈이 들어오는 셈이죠. 같은 걱정을 다루는데 서 있는 자리가 반대인 거예요.
대신 무서운 게 있대요. 사고가 한 번 나면 그 집만의 일로 안 끝난다는 거예요.
지켜 준다고 해서 맡긴 건데 못 지켰으면 다른 손님들도 같이 흔들리잖아요. 앞서 회사 장부를 밖에서 봐 주는 자리를 알아본 날에도 못 믿게 되면 그걸로 끝이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여기도 믿음이 물건인 거예요.
다만 지금 어느 데가 어떤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을 팔아야 하는 장사라는 것, 그래서 다달이 받는 모양으로 만들어 뒀다는 것, 그리고 보험과 달리 나고 나서가 아니라 안 나게 하는 쪽에 서 있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