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를 보다가 이걸 물었어요.
강미연 어디는 매출이 몇 조라는데 또 어디는 그보다 훨씬 작다더라고요. 그럼 앞엣데가 훨씬 큰 회사인 거죠?
박예슬 그 몇 조가 다 그 회사 돈인가요? 그것부터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거기서 갈리는 거예요. 손을 거쳐 가는 돈과 그 집에 남는 몫이 다른 물건인 셈이죠.
미연 언니가 딸 결혼식 얘기를 다시 꺼냈어요. 자기 통장을 지나간 돈이랑 실제로 쓴 돈이 아주 달랐다고요.
앞서 광고 회사를 알아본 날에 그 짜임을 봤잖아요. 광고에 쓸 돈을 받아서 자리 파는 데에 대신 내주고, 그중 얼마를 수고비로 갖는다고요. 통장을 지나간 건 크고 남은 건 수고비인 거예요.
이런 자리가 하나만이 아니래요. 종합상사도 그렇잖아요. 남의 물건값이 통째로 지나가는 자리인 거예요. 증권 회사는 대신 다녀오고 심부름값만 갖는 자리였고요.
앞서 택배 회사를 알아본 날에도 비슷한 게 나왔어요. 무료배송이라고 적혀 있지만 값을 내는 쪽은 물건 파는 데라고요.
그러니까 우리 눈에 보이는 숫자가 누구 주머니에서 나와 누구 주머니로 가는지를 따라가 봐야 하는 거예요. 같은 일을 하는데도 다 지나가는 걸 적는 쪽과 내 몫만 적는 쪽이 있다고 들었어요.
박예슬 그럼 같은 장사인데 적는 법이 달라서 커 보이기도 하고 작아 보이기도 하는 거잖아요.
앞서 감사보고서를 알아본 날에 장부에는 칸이 나뉘어 있다는 걸 봤잖아요. 여기도 그 얘기인 거예요.
지나가는 돈을 다 적는 쪽으로 해 두면 숫자가 커지고, 내 몫만 적는 쪽으로 해 두면 작아지는 셈이죠. 어느 쪽으로 적어야 하는지는 하는 일에 따라 정해져 있다는데, 경계에 있는 일은 두고 말이 오간다고 들었어요.
이 대목에서 저는 앞서 알아본 게 떠올랐어요.
회사가 들고 있는 코인을 장부에 어떻게 적는지 알아본 날에, 회사마다 다르게 적혀 있으면 나란히 놓고 견줄 수가 없어서 뜻이 얇아진다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매출도 똑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두 회사를 견주려면 같은 자로 재야 하는 셈이죠. 어느 쪽이 큰 회사냐는 물음은 어느 자로 쟀냐는 물음이 먼저인 거예요.
손을 거쳐 가는 돈과 그 집에 남는 몫이 다르다는 것, 대신 해 주는 자리는 통장을 지나가는 게 크다는 것, 그리고 적는 칸이 다르면 나란히 놓고 견줄 수가 없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