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말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특수관계자 거래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한집안끼리 주고받은 걸 따로 적는다던데요.
박예슬 같은 집안이면 서로 편한 거 아닌가요? 왜 따로 적어야 하는 건가요?
값을 서로 정할 수 있어서 그런 거예요. 저도 그 대목을 듣고서야 알겠더라고요.
미연 언니가 시댁 물건을 시댁 가게에서 사면 값을 얼마로 적어야 하느냐고 물었어요. 그게 딱 들어맞는 얘기인 거예요.
밖에서 사면 값이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집안끼리면 싸게도 비싸게도 할 수 있는 셈이죠. 앞서 매출채권을 알아본 날에 날짜를 받는 쪽이 정한다고 했는데, 여기는 값도 날짜도 한집안이 같이 정하는 자리인 거예요.
앞서 광고 회사를 알아본 날에 큰 회사 옆에 붙어 있는 대행사 얘기를 했잖아요. 계열 회사가 쓰는 광고를 안에서 돌리면 밖으로 새는 게 없다고요.
그게 바로 이 얘기인 셈이죠. 밖에서 겨뤄서 따온 일이 아니라 집안에서 넘겨받은 일인 거예요. 그러면 그 대행사 살림이 좋아 보이는데 그게 실력인지 집안 덕인지 밖에서는 알 수 없잖아요.
앞서 회사 이름 뒤에 홀딩스가 붙으면 뭐가 다른지 알아본 날에 한 지붕 아래 묶어 둔다고 했어요. 연결재무제표를 알아본 날에는 그 집들 살림을 합쳐 적는다고 했고요. 합쳐 적으면 집안끼리 주고받은 건 서로 지워지는 셈이죠. 그래서 합치기 전에 따로 적어 두는 거예요.
박예슬 그럼 합친 숫자만 보면 그게 있었는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앞서 재무제표 주석을 알아본 날에 숫자를 어떻게 셌는지가 뒤에 적혀 있다고 했잖아요. 이것도 거기 적힌다고 들었어요.
누구와 얼마를 주고받았는지, 아직 받을 게 얼마인지를 따로 적게 해 뒀다는 거예요. 우리 집 가계부에 시댁에서 얼마 받았다고 따로 적어 두는 것과 같은 셈이죠.
밖에서 보는 사람은 그걸 봐야 비로소 이 회사 살림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는 거예요.
한집안 일을 한집안이 다 맡으면 그 집은 애쓸 이유가 줄어들잖아요.
그리고 그 대행사에 다른 주인이 섞여 있으면 얘기가 더 복잡해진다고 들었어요. 앞서 연결재무제표를 알아본 날에 남의 몫은 따로 빼서 적는다고 했잖아요. 집안 일을 몰아주면 그 남의 몫으로도 흘러가는 셈이죠.
그래서 그런 걸 두고 말이 오간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어느 정도가 지나친 건지는 저희가 정할 수 없어요. 그건 저희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니잖아요.
한집안끼리는 값도 날짜도 서로 정할 수 있어서 따로 적게 해 뒀다는 것, 합쳐 적으면 서로 지워져서 합치기 전에 적어 둔다는 것, 그리고 그게 주석에 있어서 거기를 봐야 살림이 어디서 왔는지 보인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