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말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충당금을 크게 쌓아서 그 해 이익이 줄었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박예슬 쌓았다면 돈을 따로 떼어 둔 건가요? 그럼 통장에 있는 거잖아요.
돈을 옮긴 게 아니라 장부에 미리 적어 둔 거예요. 저도 그 말부터 갈라야 했던 셈이죠.
미연 언니가 제사 비용은 미리 떼어 두는데 그건 통장을 따로 만든 게 아니라 머릿속에 적어 둔 거라고 했어요. 그게 딱 들어맞는 얘기인 거예요.
앞서 사내유보금을 알아본 날에 곳간은 창고가 아니라 장부 칸이라고 했잖아요. 이것도 같은 결인 셈이죠. 나갈 게 뻔한 걸 미리 적어 둔 칸인 거예요.
들은 걸 옮기면 넷이었어요.
하나는 못 받을 돈이래요. 앞서 매출채권을 알아본 날에 떼일 것 같으면 미리 조금씩 덜어 둔다고 했잖아요. 그게 이 칸인 셈이죠.
또 하나는 고쳐 줘야 할 것이래요. 물건을 팔 때 몇 해 안에 고장 나면 고쳐 준다고 해 뒀으면, 그중 얼마쯤은 고쳐 줘야 하잖아요. 그걸 팔 때 미리 적어 두는 거예요.
세 번째가 소송이래요. 앞서 재무제표 주석을 알아본 날에 소송이 걸려 있으면 그것도 적어 둔다고 했잖아요. 물어 줄 게 꽤 뻔해지면 숫자로 적는 데까지 가는 셈이죠.
마지막은 사람이 나갈 때 줄 것이래요. 오래 일하면 나중에 줘야 하잖아요. 그것도 해마다 조금씩 적어 두는 거예요.
나중에 나갈 돈인데 왜 지금 적느냐가 저는 궁금했어요.
그 해에 물건을 팔아서 생긴 일이면 그 해에 적어야 셈이 맞는다고 들었어요. 앞서 영업이익을 알아본 날에 판 돈에서 만드는 값을 뺀다고 했잖아요. 고쳐 줄 값도 그 물건을 팔면서 생긴 값인 셈이죠.
그러니까 나중으로 미루면 파는 해는 좋아 보이고 고쳐 주는 해만 나빠 보이는 거예요. 같은 장사인데 좋은 해와 나쁜 해로 갈려 보이는 셈이죠.
박예슬 그럼 얼마를 적을지는 누가 정하는 건가요?
여기가 조심할 대목인 거예요. 얼마가 나갈지는 아직 안 나온 일이잖아요. 그래서 회사가 어림해서 적는 셈이죠.
적게 적으면 그 해에 남는 게 많아 보이는 거예요. 앞서 분식회계를 알아본 날에 적는 때와 칸을 옮기는 자리가 있다고 했잖아요. 이 칸도 그 결인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어림했는지를 주석에 적는다고 들었어요. 앞서 재무제표 주석을 알아본 날에 자를 누가 어떻게 잡았는지가 뒤에 적혀 있다고 했잖아요.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셈이죠.
반대로 너무 많이 적어 뒀으면 나중에 되돌려 적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그 해에는 갑자기 좋아 보이는 거예요. 다만 어느 쪽인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미리 적어 두는 것과 미리 떼어 두는 것이 다른 일이라는 것, 그 해에 생긴 일이면 그 해에 적어야 셈이 맞는다는 것, 그리고 얼마를 적을지는 어림하는 자리라 주석을 같이 봐야 한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