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들었다면서 얘기를 꺼냈어요.
강미연 코인으로 오간 돈을 따라가서 찾아냈다는 얘기가 나오더래요. 그거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니었냐고 이웃 언니가 그러더래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이름이 안 뜨니까 가려진 거라고요. 그런데 따라갈 수 있다면 그건 가려진 게 아니잖아요. 그럼 뭐가 가려져 있다는 건가요.
이웃이 보내준 영상에서 이렇게 갈라 주더라고요. 코인 장부는 애초에 누구나 들여다보라고 만든 것이래요.
앞에서 거래소에 맡긴 게 그대로 있는지 어떻게 아느냐를 알아봤잖아요. 그때 지갑 자리를 밝히면 밖에서도 셀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요. 장부가 열려 있으니까 누가 세도 같은 수가 나오는 거잖아요.
신미혜 아파트 우편함 같은 거예요. 호수는 다 붙어 있고 이름만 안 붙어 있는 셈이죠.
그러니까 오간 것 자체는 다 적혀 있대요. 언제 어디서 어디로 얼마가 갔는지요. 다만 그 자리에 사람 이름 대신 긴 번호 하나가 적혀 있을 뿐이라는데요.
그래서 익명이 아니라 이름표만 없는 거라고 했어요. 저는 그 말이 제일 정확하게 들렸어요.
강미연 그럼 그 번호가 누구 건지만 알면 그다음은 다 보이는 거라던데요.
바로 그거잖아요. 번호 하나가 사람하고 이어지는 순간 그 번호로 오간 게 앞뒤로 다 읽히는 건데요.
이게 제일 궁금했어요. 그 번호에 이름이 어떻게 붙는 건가요.
앞에서 코인 살 때 은행 계좌를 왜 하나로 정하라는지 알아봤잖아요. 본인 이름으로 된 계좌를 붙여 두고 그 계좌로만 돈이 오간다고 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이름과 번호가 한 번 이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렇게 이어 붙인 걸 모아서 따라가는 일을 하는 회사가 따로 있다고 했어요. 번호끼리 오간 자국을 이어 붙이면 길이 나온다는 건데요. 장부가 지워지지 않으니까 한참 뒤에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게 무서운 자리였어요.
신미혜 종이에 적어 둔 건 태우면 그만인데 이건 태울 수가 없는 거예요.
가리려는 쪽도 있다고 했어요. 여럿 것을 한데 섞어서 어디서 온 건지 흐리게 만드는 도구가 있다는데요. 다만 그런 자리는 막는 쪽에서도 눈여겨보고 있어서, 거기를 거친 것 자체가 표가 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고 어디부터 못 따라가는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려웠어요. 영상에서도 그건 하는 쪽만 안다고 했고요.
정리하면 이래요. 장부는 열려 있고요. 가려진 건 이름뿐이고, 번호가 사람하고 한 번 이어지면 그 뒤로는 앞뒤가 다 읽히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 기록은 지워지지 않고요.
그러니까 아무도 모른다는 말은 제가 잘못 알고 있던 거였어요. 이제 이 얘기가 나오면 하나는 물어봐요. 가려진 게 오간 내용인가요, 이름뿐인가요. 오늘 알아낸 건 그 물음 하나예요.
강미연 이름만 안 붙었지 다 적혀 있는 거라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