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남편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남편이 예전에 하던 게임을 조카가 아직도 한대요. 검은사막이라는 거래요. 그게 그때부터 지금까지 돈을 번대요.
박예슬 게임 하나가 그렇게 오래가요? 보통 금방 질리잖아요.
알아보니 그게 이 회사 살림의 뼈대인 거예요. 검은사막이라는 게임 하나를 오래 고치고 넓혀 가며 버는 회사인 셈이죠. 그리고 새 게임을 아주 오래 만들고 있다고 들었어요.
부엌으로 옮기면 씨간장 집 같은 거예요. 오래된 씨간장 하나가 맛이 좋으면 그걸로 해마다 장을 담가 팔잖아요. 해마다 조금씩 새 장을 보태며 맛을 이어 가는 셈이죠.
앞서 게임 회사는 게임을 팔아서 버는 게 아니라 안에서 쓰는 걸로 번다는 글이 있었잖아요. 펄어비스도 게임 안에서 옷이나 꾸밈을 사는 데서 번다고 들었어요. 그러니 사람들이 오래 머물러야 버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새 땅과 새 이야기를 붙인대요. 씨간장 집이 해마다 장독을 하나씩 더 들이는 셈이죠. 미연 언니 남편이 하던 게임을 조카가 이어서 하는 것도 그렇게 판이 계속 넓어졌기 때문인 거예요.
박예슬 그럼 새 게임은 왜 그렇게 오래 걸려요?
미연 언니 남편 말로는 자기네가 직접 만든 엔진으로 큰 게임을 만들어서 그렇대요. 엔진은 게임을 돌리는 바탕 프로그램이래요. 남의 솥을 빌리지 않고 솥부터 직접 만든 셈이죠.
솥을 직접 만들면 내 요리에 딱 맞지만 솥 만드는 데 시간이 드는 거예요. 그 동안은 씨간장 하나가 살림을 다 받쳐야 하는 셈이죠. 대신 솥이 다 만들어지면 다음 요리에도 그 솥을 계속 쓸 수 있다고 들었어요.
강미연 남편 말로는 그래서 새 게임 소식 하나하나에 이 회사 얘기가 크게 나온대요.
앞서 SK바이오팜을 알아본 날에 약 하나에 기대는 살림이라고 했잖아요. 펄어비스도 게임 하나에 기대는 셈이죠. 새 게임이 사람들 마음에 들지, 언제 나올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라는 게임 하나를 오래 넓혀 가며 버는 회사라는 것, 사람들이 오래 머물러야 버는 구조라는 것, 솥부터 직접 만들어서 새 게임이 오래 걸리고 그동안 한 그릇에 기댄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