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떡 찌던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떡을 찌다가 꼬치로 찔러 봤거든요. 이게 없으면 익었는지 모른다고 했더니 남편이 그게 리노공업이래요.
박예슬 떡 꼬치가 반도체 회사예요? 무슨 말이에요?
알아보니 비유가 꽤 맞는 거예요. 다 만든 반도체 칩이 제대로 되는지 전기를 흘려 검사할 때, 칩에 닿는 아주 가는 핀과 그 핀을 꽂는 받침을 만드는 회사인 셈이죠.
부엌으로 옮기면 떡 꼬치 같은 거예요. 다 쪄 놓고도 속이 익었는지는 찔러 봐야 알잖아요. 칩도 다 만들고 나서 하나하나 전기를 흘려 봐야 제대로인지 안대요.
그때 칩의 작은 다리마다 핀이 정확히 닿아야 한대요. 칩이 작아질수록 다리 사이가 좁아지니 핀도 더 가늘고 정확해야 하는 셈이죠. 바늘귀에 실 꿰는 것보다 더 좁은 데를 찌르는 거예요. 게다가 한 번에 여러 다리를 동시에 찔러야 하니 핀 여러 개가 한 치 어긋남 없이 나란히 서 있어야 하는 셈이죠. 꼬치 하나가 아니라 꼬치 한 묶음을 똑같은 깊이로 찌르는 것과 같은 거예요.
박예슬 그럼 그 핀은 한 번 사면 계속 쓰는 거예요?
그게 아니래요. 칩을 수없이 찔러 보다 보면 핀이 닳는대요. 떡 꼬치도 몇 번 쓰면 끝이 무뎌지잖아요. 그래서 갈아 줘야 하는 셈이죠.
미연 언니 남편 말로는 그게 이 회사 장사의 좋은 점이래요. 앞서 에이피알을 알아본 날에 정수기는 한 번 사도 필터는 계속 산다고 했잖아요. 핀도 그런 소모품인 거예요.
강미연 남편 말로는 이 회사는 사 가는 데가 아주 많대요. 칩 종류마다 핀 모양이 다 달라서 조금씩 많이 만든대요.
앞서 한미반도체를 알아본 날에 사 가는 데가 몇 곳 안 되는 장사라고 했잖아요. 이쪽은 손님이 여럿인 셈이죠. 한 집이 끊어도 덜 휘청이는 거예요.
그 대신 칩이 새로 나올 때마다 거기 맞는 핀을 새로 만들어야 하니 손이 많이 가는 셈이죠. 새 칩이 얼마나 나오느냐를 같이 탄다고 들었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리노공업은 다 만든 칩을 찔러 검사하는 핀과 받침을 만드는 회사라는 것, 핀은 닳아서 계속 갈아야 하는 소모품이라는 것, 손님이 여럿이라 덜 휘청이는 대신 손이 많이 가는 장사라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