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조카한테 들었다면서 이 얘기를 꺼냈어요.
강미연 장부는 한 번 적히면 못 고친다고 했는데, 예전에 고친 적이 있다더라고요.
박예슬 못 고친다는 게 이 물건의 전부잖아요. 고쳤으면 그건 뭔가요?
고친 게 아니라 다들 새 장부를 쓰기로 한 거래요. 저는 그 말을 듣고 갈렸어요.
앞서 코인을 왜 똑같이 못 만드는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장부는 여럿이 나눠 들고 있고 새 기록은 순서대로 한 줄씩 얹힌다고요.
그러니까 한 사람이 자기 것만 고쳐 봐야 아무 뜻이 없는 셈이죠. 다른 사람들이 들고 있는 것과 안 맞으면 그건 그냥 틀린 장부가 되는 거예요.
미연 언니가 반상회 회의록 얘기를 했어요. 총무가 혼자 고치면 난리가 나는데, 다 모여서 다시 쓰기로 하면 아무 말이 없다고요. 그게 딱 들어맞는 얘기인 거예요.
앞서 코인이 둘로 갈라진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규칙을 바꾸려면 장부를 들고 있는 데들이 대부분 같은 걸로 바꿔야 한다고요.
고치는 것도 그 자리에서 되는 거예요. 몇 해 전에 크게 새어 나간 일이 있었는데, 그 줄을 없는 것으로 하고 이어 가기로 정한 적이 있대요.
그런데 그때 그러기 싫다는 쪽이 남았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둘이 되는 셈이죠. 한쪽은 없는 것으로 한 장부를 쓰고, 다른 쪽은 그 줄이 그대로 적힌 장부를 쓰는 거예요. 옛 회의록도 남아 있는 셈이죠.
박예슬 그럼 고친 게 아니라 둘로 갈라진 거잖아요.
그렇게 정리되는 얘기인 거예요. 고쳤다는 말이 좀 헐렁했던 셈이죠.
이 대목이 헷갈릴 만한데 갈라 놓으니 분명해지더라고요.
앞서 장부가 멈추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멈추는 건 적히는 일이 잠깐 안 되는 것이고, 적혀 있던 줄은 그대로 남는다고요.
이건 적혀 있던 줄을 두고 다 같이 다른 장부로 옮겨 가는 일인 거예요. 하나는 잠깐 쉬는 것이고 하나는 갈라서는 것인 셈이죠.
한 번 하고 나서 말이 많았던 일인 거예요.
못 고친다는 것 때문에 믿고 쓰는 물건인데, 고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셈이 되니까요. 앞서 거래소가 자기 코인을 만든다는 걸 알아본 날에 주인이 뚜렷하면 주인 사정에 매인다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여기서는 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면 바뀐다는 게 드러난 거예요.
그래서 그 뒤로는 크게 새어 나가도 되돌리자는 말이 잘 안 나온다고 들었어요. 다만 앞으로 어떨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혼자서는 못 고치고 다 같이 하면 바뀐다는 것, 그때 싫다는 쪽이 남으면 둘로 갈라진다는 것, 그리고 그건 멈춰 세우는 일과 아주 다른 일이라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혼자 못 고치는 것과 아무도 못 고치는 것은 다른 말이었던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