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슬 씨가 사촌 얘기를 꺼냈어요.
박예슬 사촌이 창가에 도시락통만 한 기계를 올려 두고 안테나를 세워 놨어요. 동네 신호를 잇는 거래요. 그걸 두면 코인을 준대요.
미연 언니가 조카한테 들은 걸 보탰어요.
강미연 그게 헬륨이래요. 통신 회사가 기지국 세우는 걸 사람들이 나눠서 하는 거래요.
알아보니 그런 거예요. 통신 회사 대신 여러 사람이 집에 작은 기지국을 두고, 그 대가로 코인을 받는 구조인 셈이죠.
부엌으로 옮기면 골목 가로등 같은 거예요. 원래는 구청이 기둥을 세우고 등을 달잖아요. 헬륨은 집집이 대문 앞에 작은 등을 하나씩 달아서 골목을 밝히자는 셈이죠.
처음엔 사람 휴대폰보다 작은 기계들 신호를 잇는 데 썼대요. 반려동물 목걸이나 물건에 붙이는 작은 추적기 같은 거라고 들었어요. 큰 신호는 못 실어도 멀리까지 닿는 신호래요.
박예슬 그럼 등 단 사람한테 왜 코인을 줘요?
등을 단 집이 많아야 골목이 밝아지잖아요. 그래서 먼저 단 사람한테 코인으로 고마움을 치르는 셈이죠. 앞서 파이코인을 알아본 날에 출석 도장 얘기를 했잖아요. 이건 도장이 아니라 실제로 기계를 켜 두는 수고에 주는 거예요.
강미연 조카 말로는 한때 사람들이 기계를 엄청 들였대요. 그런데 그 신호를 실제로 쓰는 데가 생각보다 적었대요.
골목에 등은 환한데 밤에 지나가는 사람이 없으면 등 단 보람이 없잖아요. 망을 깔아 둔 것과 그 망을 누가 쓰느냐는 다른 얘기인 셈이죠.
그래서 나중엔 휴대폰 통신 쪽으로도 넓혔다고 들었어요. 그 길이 얼마나 쓰일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리고 기계는 내 돈으로 들이고 전기도 내가 낸대요. 코인을 받는다고 해도 그게 기계 값을 채워 줄지는 따로 따져야 하는 셈이죠. 가로등을 달면 전기세는 우리 집 앞으로 나오는 것과 같은 거예요. 그리고 한 골목에 등이 너무 몰려 있으면 등 하나가 받는 몫도 줄어든다고 들었어요. 같은 골목에 반찬가게가 셋이면 손님이 나뉘는 셈이죠.
헬륨은 여러 사람이 집에 작은 기지국을 두고 코인을 받는 구조라는 것, 망을 깔아도 쓰는 사람이 적으면 보람이 없다는 것, 기계 값과 전기는 내 몫이라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