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름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학원 하는 회사 이름이 자꾸 나오더라고요.
박예슬 애들이 해마다 준다잖아요. 그런데 그 회사가 굴러가는 건가요?
저도 그게 이상했어요. 그런데 알아보니 머릿수랑 쓰는 돈이 따로 노는 셈이죠.
미연 언니가 영수증을 흔들면서 식구가 둘 줄었는데 장 보는 값은 그대로더라고 했어요. 그게 딱인 거예요.
애가 줄면 한 집에서 그 애한테 쓰는 돈은 오히려 늘어난다는 거예요. 하나한테 몰아 주게 되니까요. 그래서 머릿수는 주는데 한 명당 나가는 돈이 늘어서 전체로는 안 줄어드는 셈이죠.
물론 언제까지 그럴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다만 여태 그렇게 버텨 온 자리라는 얘기였어요.
이 회사들이 하는 일이 한 갈래가 아니래요.
하나는 자리를 두고 앉혀 놓고 가르치는 쪽인 거예요. 건물이 있어야 하고 가르칠 사람이 있어야 하잖아요. 한 자리에 앉힐 수 있는 수가 정해져 있는 셈이죠.
다른 하나는 한 번 찍어 두고 여러 번 파는 쪽이래요. 만들 때만 손이 들고 그다음은 몇 명이 보든 거의 안 든다는 거예요. 김치를 한 통 담가서 한 집이 먹으나 열 집이 나눠 먹으나 담그는 수고는 같은 것과 같은 거예요.
박예슬 그럼 뒤엣것은 많이 팔릴수록 남는 게 확 커지는 거잖아요.
그 말이 맞대요. 대신 그렇게 되기까지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여기가 이 자리의 약한 데래요.
잘 가르친다는 이름이 회사가 아니라 그 사람한테 붙어 있는 셈이죠. 그 사람이 다른 데로 가면 따라가는 거예요. 앞서 가수를 키우는 회사 얘기가 나온 적이 있잖아요. 결이 비슷한데, 여기는 이름값이 더 대놓고 사람한테 붙어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런 회사는 잘 가르치는 사람을 붙들어 두는 데 많이 쓴다는 거예요. 우리 집으로 치면 손맛 좋은 사람을 못 놓치는 것과 같은 거예요.
또 하나 들은 게 있어요. 시험 치는 방식이 바뀌면 통째로 흔들린다는 거예요.
무엇을 어떻게 물어보느냐가 바뀌면 가르치던 것도 다시 만들어야 하잖아요. 찍어 둔 게 있어도 갈아엎어야 하는 셈이죠.
앞서 도시가스 회사를 알아본 날에 파는 값을 자기가 못 정한다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여기는 값이 아니라 가르칠 내용을 밖에서 정해 주는 자리인 거예요. 다만 그게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머릿수가 주는 것과 쓰는 돈이 주는 게 다른 얘기라는 것, 앉혀 놓고 가르치는 쪽과 한 번 찍어 두고 여러 번 파는 쪽이 아주 다른 장사라는 것, 그리고 이름값이 회사가 아니라 사람한테 붙어 있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